평양 초고층 아파트, 입주자 없이 방치된 것으로 전해져

1년 반 만에 완공된 미래과학자거리 초고층건물, 내부 완공 안 됐을 가능성 제기

Chad O'Carroll, 2017년 05월 19일

2015년 11월 개장한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의 상징 건물인 53층 초고층아파트가 입주자 없이 방치되어 있는 정황이 평양에 정기적으로 왕래하는 이들이 촬영한 사진과 평양 주민들의 증언으로 알려졌다.

미래과학자거리에서 가장 높은 53층 건물에 입주자가 없다는 점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이 프로젝트에 보여온 개인적 관심과 당국이 뒤이어 이보다 훨씬 큰 규모로 여명거리 단지에 3천 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는 점을 감안할때 주목할 만한 일이다. 김정은은 한 달 전 외신기자들을 불러모아 여명거리 개장식을 성대하게 거행한 바 있다.

지난 17일 평양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한 소식통은 미래과학자거리 아파트 건물에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며 “밤마다 전부 켜지는 건물 조명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건물 안에는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미래과학자거리의 다른 모든 건물에는 사람들이 입주했다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이 정말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건물이 빈 이유에 대해 “어떤 것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평양을 자주 왕래하는 또다른 소식통 역시 이 건물에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미래과학자거리의 이 53층 아파트는 김정은이 별도로 건축과 정비을 지시한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거리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완공되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건물에는 지난 2015년 11월 개장식 당시 입주하도록 초청받았던 최소한 수백 명의 과학자와 연구자, 교수들이 살고 있어야 한다.

아파트 건물 아래층에 위치한 다양한 상점들은 현재 운영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2016년 가을과 2017년 봄 촬영된 클로즈업 사진들은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거기 누구 계세요?” 지난 2016년 8월 촬영된 사진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 사진=NK 뉴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주민들 몇 명이 건물 안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발코니와 창이 달린 30층 이상 초고층건물에 사람의 흔적이 이토록 보이지 않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멜빈 연구원은 “입주자 일부는 학교나 직장에 가 있느라 집을 비웠을 수도 있지만 어느 창에서도 커튼이나 다른 장식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마찬가지로 어느 발코니에서도 태양열 전지판, 꽃, 화단, 세탁물 등 평양의 다른 고층 건물들에서 보이는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 매체는 여러 차례 보도를 통해 미래과학자거리의 빠른 공사 기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며 특히 이 초고층건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해 10월 보도에서 “53층 초고층건물의 골조 공사가 60일 조금 더 걸려 완성되었다”고 전했으며 2017년 5월 또 다른 보도에서는 “53층 초고층건물이 최단 기간 내에 완공되었다”고 선전한 바 있다.

올해 봄 촬영된 사진은 건물이 아직까지 입주자 없이 방치된 모습을 보여준다. | 사진=NK 뉴스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가장 간단한 설명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맞춰 건물 완공이 예정보다 서둘러졌으며 그에 따라 외관은 ‘완공’되었으나 내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라며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더 많은 가구가 건물에 입주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멜빈 연구원은 김정일이 2012년까지 완공을 지시했던 다른 건설 프로젝트도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며 평양시 외곽의 형제산구역 및 락랑구에 위치한 주거단지들이 채 완공되지 못했던 사례를 지적했다.


북한 소식통, “거기 아무도 안 살아요” | 사진=NK 뉴스

평양의 한 외국인 거주자는 NK 뉴스에 북한 당국이 완공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건물 보수공사에 착수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평양 내에) 아파트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김정은이 지난 2015년 10년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의 완공에 맞춰 시찰을 했다고 보도했으며 이 프로젝트를 가리켜 “주체건축의 본보기거리”라 묘사했다.

그러나 멜빈 연구원은 이에 대해  “김정은은 절대로 이 건물에 들어간 적이 없을 것”이라며 “건물이 채 완공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15년1분기에 착공되어 같은 해 10월 완공된 건물 공사 기간은 그 신빙성과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멜빈 연구원은 “현대적인외관에도 불구하고 건물들이 매우 ‘구식'”이라며 건물들이 “콘크리트 보강용 강철봉 위에 콘크리트를 붓는 방식으로 지어졌다”고 말했다.

멜빈은 “건물 전체 중 I자형 빔이 쓰인 곳이 한 군데도 없다”며 “모든 작업이 거의 손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건물은 창과 문들이 층마다 일정하게 배치되지 않는 등 수작업으로 건축된 건물들이 보일 수 있는 모든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래과학자거리의 다른 건물들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보인다 | 사진=NK 뉴스

북한 당국은 과거에도 조잡한 건축사업들로 문제를 겪은 전적이 있다.

지난 2014년 5월에는 평양 시내에서 대규모 아파트 건물이 붕괴되었는데 해당 건설 관계자였던 탈북자가 NK 뉴스에 나중에 밝힌 바에 따르면 이 붕괴 사고는  건축 자재 부족과 관리자들의 편법 동원 때문에 일어났다.

이러한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보면 최근 여명거리에서 화려하게 개장힌 건물들의 공사기간도 일 년이 채 안 되므로 여명거리의 건물들도 이대로 입주자 없이 방치될 수 있다.

지난 2016년 1월 북한의 대외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조선노동당 시대 무릉도원인 미래과학자거리 아파트 건물은 조선노동당이 과학과 재능 및 사회주의 조선의 국력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면서 “조선인민군과 주민들에게 대단한 자부심과 영예를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번역: 정다민 damin.jung@nknews.org

편집: 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NK뉴스 한국어판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

NK뉴스 한국어판 트위터 계정 바로가기

메인사진=NK 뉴스

대북 관련 소식을 매일 Daily Update를 통해 받아보세요

NK News의 Daily Update를 구독하시고 매일 아침 대북 관련 소식들을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