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4형은 정말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나

재진입추진체 대기권 재진입 실패했다는 보도는 확증 어려워

TAL INBAR, 2017년 08월 08일

7월 28일에 있었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의 두번째 시험발사는 같은 달 4일에 실시된 첫번째 시험발사 때보다 훨씬 긴 사거리를 보여주면서 북한에는 환호성을, 서방에는 전율을 안겨주었다.

첫번째 발사는 최고고도가 ‘겨우’ 2천800km로 그 미사일로 과연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나 불과 3주 만에 답은 명확해졌다. 미사일의 비행시간은 상당히 길어졌고 최고고도는 3천700km에 달해 미국 서해안의 주요 도시들은 물론 내륙의 시카고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의심을 일소했다.

2차 시험발사는 지난달 28일 자정께 북한 자강도 무평리의 새로운 발사시설에서 실시되었다. 이 미사일은 1차 시험발사 때보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아갔으며 일본 훗카이도 인근 해상에 떨어졌다.

 

재진입체 파열은 입증 어려워

발사가 밤에 일어났기 때문에 재진입체의 섬광 흔적은 훗카이도에서 미사일 방향을 향하고 있던 최소 2대의 비디오카메라에 포착되었다.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추정되는, 화질이 나쁜 카메라로 찍힌 이 영상들은 섬광이 빠르게 낙하하면서 두 조각으로 분리되고 수평선 근처에서 빛이 잦아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이미지를 확대하면 픽셀들이 너무 커서 화질이 극히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재진입추진체 파열의 증거라고 제시된 영상| 사진= NHK 화면

 

미국 뉴스에 출연한 일부 전문가들은 이 흐릿한 영상이 북한 ICBM의 재진입체가 파괴되어 실패한 증거이며 따라서 북한의 재진입체 기술이 완성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여전히 위협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알리기 바빴다.

또다른 논평가들은 이 ‘실패’에 대한 설명을 준비했다. 7월4일 발사한 화성-14형은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보수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무결한 성능을 보였으나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뒤이은 2차 실험에서 사거리가 더 긴 미사일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북한은 미사일의 상단부에 추가 로켓 모터를 장착했고 재진입체의 무게를 줄여서 그 구조가 약화되었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그 결과 2차 발사에서는 최고고도가 더 높아졌고 사거리가 길어졌지만 구조적 무결성과 발사 끝단계의 재진입체는 희생되었다는 것이 이들의 이론이다.

 

희망 섞인 생각

호전적인 북한 정권이 이제 핵탄투 장착까지 가능한 ICBM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두려운 현실에서 기인하는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한 감정적 필요는 이해할 만하다. 북한이 2차 시험발사에 실패했다는 전언은 얼마간의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1차 시험발사 역시 실패로 끝났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1차 발사가 낮에 실시되었기 때문에 재진입체의 섬광 흔적을 관측할 수 없었다는 게 주이유다. 이러한 추론은 시름에 잠긴 뉴스 시청자들에게 이중으로 약간의 위안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재진입체가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증거는 기껏해봐야 근거가 미약하며 실패에 대한 설명은 타당하지 않다. 고온의 재진입체가 내뿜는 깜빡이는 밝은 빛과 그 빛의 소실은 아래의 영상에서도 볼 수 있다.

러시아 ICBM 재진입체들의 대기권 재진입 영상

 

러시아 ICBM의 재진입추진체

이는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과정을 지상에서 관측할 때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주요인은 달아오른 재진입체의 빛을 증폭하거나 막는 구름이나 안개, 스모그 등의 대기 조건이다.

지상에 있는 관측자는 재진입체가 구름층을 뚫고 지나면서 구름에서 반사된 빛을 내뿜는 모습을 보게 되고 구름층이 너무 두꺼우면 재진입체는 시야에서 사라져 빛은 일부만 보이거나 아예 사라지기도 한다.

낙하하는 재진입체는 두꺼운 가스 비행운을 남기기 때문에 시각적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여러 개의 재진입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위의, 최근 러시아 영상이 좋은 예가 된다.

재진입체는 두꺼운 구름층을 지나는 동안 타오르는 듯한 명멸하는 빛을 내뿜으며 짧은 시간 동안 사라져간다. 결국에는 구름층 맨 아랫쪽에서 한 조각이 다시 출현한 것처럼 보인다.

지구 대기권으로 명목상 재진입하는 비행체는 여러 사진과 영상들 속에서 볼 수 있는데 비행체는 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단열물질로 싸여있다.

현재는 북한의 2차 ICBM 발사 당시 탄착지점 상공의 대기 상태에 대한 정보가 없다. 아마도 흐렸거나 안개가 껴 있었을 수 있다. 재진입체가 명백하게 ‘파열’되었다는 사진은 미사일이 구름층의 상부를 뚫고 지나면서 만들어진 착시일 수 있다. 마지막 단계의 빛의 소멸은 재진입체가 두꺼운 구름층으로 진입할 때 빛이 차단된 현상일 수 있다.

재진입체는 구름층 아래에서 완전하게, 파괴되지 않은 상태로 다시 나타났을 수도 있으나 카메라의 시야 아래에서 벌어진 일이라 알 수 없을 뿐이다.

북한 재진입체를 포착한 카메라가 수백 km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동영상은 미사일 실험을 추적하는 전문 카메라로 찍었다고는 절대로 볼 수 없을 만큼 화질이 나쁘다.

김정은의 미사일 개발진은 임무를 명확히 알고 있다. 만약 재진입체 파열이 일어났다면 의도적일 것이다. | 사진=조선중앙통신

 

설계상 결함?

‘실패’의 원인이라고 알려진 점들은 미사일의 최종 단계 설계변경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1차와 2차 ICBM 발사 사이에 단 3주 간의 간격이 있었다는 사실은 두 미사일이 같은 시기에 제조, 조립되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찬가지로 한 번에 생산된 미사일들이 더 있어서 가까운 장래에 북한이 또다시 추가 시험발사를 하게 될 수도 있다.

동시에 두 가지 형태의 미사일을 제조하는 것은 위험부담도 있지만 성공을 위한 합리적인 전략이기도 하다. 첫 시험발사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만 하면 곧이어 두번째 발사를 함으로써 성공은 빨리 입증된다.

두번째 발사된 미사일이 첫 시험발사 당시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면 3주 안에 두번째 미사일에 로켓 모터를 추가한다든지 더 가볍고 약한 재진입체를 재설계한다든지 하는 주요 변경을 가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수정을 하려면 적지 않은 설계상의 노력을 투입해야 하고 지상시험을 통해 엄정한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두 번이나 시험발사를 강행함으로써 선전의 효과도 노렸을 수도 있다. 1차 발사에서 최대 성능을 선보이지 않은 것은 공학적 이유에서 뿐만 아니라 이번 2차 발사에서처럼 단시간 내에 사거리와 비행시간의 개선을 보여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다른 변동사항이 없다면 미사일 궤도상 고도 및 사거리를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탄두중량을 줄이거나 2단계에서 더 많은 연료를 연소시키는 것 뿐이다.

탄두중량을 줄이면 대기권 재진입 동안 재진입체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며 대실패의 위험도 있다. 그러므로 1차와 2차 미사일 간 차이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2단계에서 연소된 연료의 양일 것이다.

북한 관영  TV가 보도한  7월28일 2차 ICBM발사 영상

 

그 미사일이 액체추진체를 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료의 양은 각 미사일의 구체적인 사거리를 결정하므로 목표지점에 따라 제어할 수 있다.  2차 발사에서의 2단계 연소시간이 1차 발사 때보다 길다는 것은 그래서 당연히 추론할 수 있다. 이는 1차 발사시 기능상 문제점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의도된 결과일 수도 있다.

2차 시험발사에서의 더 긴 연소시간은 의도적이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다. 북한 연구진은 한 번에 한 가지씩 진전을 이루길 원했다. 즉 1차와 2차 발사 사이의 차이점은 미사일 기기 자체에 있지 않으며 2단계 연소시간에 있다는 것이다. 2차 시험발사에서의 재진입체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약하지 않았다.

이는 2차 시험발사에서 재진입체가 파괴되었을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니며 다만 설득력 있는 증거가 없다는 의미다. 일반 비디오카메라로 찍은 해상도가 낮은 조악한 이미지는 그럴듯한 증거로 볼 수 없다.

더욱이 저고도에서 재진입체가 파괴되었다면 이는 서방 정보기관의 탐지를 막으려고 북한측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충격을 완화할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지나치게 낙관적 추측은 경계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놀라는 가운데 북한의 로켓 공학자들은 자신들이 매우 유능하고 활동적인 사람들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이제 그들의 역량에 걸맞는 인정을 해 주고 그들이 만든 미사일이 실패했다는 보도는 재확인해 보아야 할 때다.

 

번역: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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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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