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북한을 최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문제인 이유

트럼프의 강박적 대북정책, 실패 예정돼 결국 굴욕 맛볼 것

Andrei Lankov, 2017년 05월 24일

최근 워싱턴에서 나오는 보도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매우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주변인들이 강조하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외교정책상 ‘최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북한 문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로서 필자는 세계 초강대국의 수도에서 본인의 연구분야가 이렇게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상을 반겨야 할까? 아마도 그래야 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트럼프가 북한에 집착하는 것은 이해할만하다. 북한과 관련한 모든 이야기는 선정주의적 언론을 위해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보일만큼 매우 흥미로운 데가 있기 때문이다. 작지만 호전적인 독재국가가 패권국인 미국을 향해 언어적 위협을 가할 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개발하며 무력공격의 제스처까지 취하고 있으니 북한 관련 뉴스들은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바로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트럼프의 집착 역시 감정적인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위험한 국가이고 북한의 정책은 의심할 여지 없이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체제를 본질에서부터 훼손하고 있으며 그에 걸맞는 (국제사회의) 대응도 없었다. 이는 분명 문제이기는 하나 미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과도한 집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많다. 우선 대통령의 정책 자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정책 과제는 북한 문제라고 할 때 ‘북한 문제’는 결국 ‘북한의 비핵화’ 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서든 압박을 해서든 또는 두 가지 방식을 다 동원해서든 핵을 비롯한 북한의 무기 개발 계획을 좌초시키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목표가 지극히 비현실적이라는데 있다. 전직 미국 대통령들의 전적을 놓고 볼 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뜻은 전혀 없다.

북한으로서는 그럴만도 한 것이,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가 핵무기를 폐기했다가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 북한 정권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탁월한 협상가이므로 모든 전임자들이 실패했던 일에서 본인은 성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낙관론에 동의하기 힘들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중국에 있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중국 정부가 광범위하고 강력한 대북제재를 시행하는 등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동참한다면 일이 풀릴 것이라는 논리다. 북한 지도부가 엄격한 경제제재로 인해 내부에서 폭동이나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주장을 근거로 한다.

이러한 주장은 환상에 불과하다.중국이 현상유지에서 얻는 이익은 북한의 핵 무장해제시의 이익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북한에서 발생하는 위기상황은 중국의 이해관계에 반한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을 그렇게 가혹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미국에 설득되거나 또는 미국의 위협에 굴복하여 북한에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이미 보았듯이 북한 사람들은 굶주리고 줄줄이 죽어나가겠지만 그렇다 해도 핵무기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북한 지도부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발사 실패

트럼프 대통령은 머지 않아 자신의 정책이 전임 대통령들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다는 점을 깨닫고 크게 실망하게 될 것이다. 사실상 트럼프의 정책은 적어도 한 눈에 보기에는 전임자들보다도 못하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은 북한이 ‘미국 대륙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성공적인 실험과 배치’라는 전략적 ‘성배’에 한층 빨리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자들조차도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겠으나 향후 몇 년 안에 이러한 성공이 가능하리라는 현실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북한의 장거리 ICBM 실험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필코 막아내겠다고 대놓고 천명한 일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북한이 올해 안에 ICBM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트윗을 올렸으나 문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낭패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많은 트럼프 비판자들은 트럼프에게 이 1월의 트윗 내용을 상기시키는 한편 트럼프가 북한 문제에 대한 대처에서 전직 미국 대통령들보다 훨씬 크게 실패했다고 지적하려 한다.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가 북한의 ICBM 첫 시험 발사 성공과 우연히 맞물린다면(북한의 ICBM 시험 발사는 미국이 어떤 대북정책을 내놓아도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가 운이 나쁜 것일테니 이와 같은 비난은 공정하다고 할 수만은 없겠다. 그러나 이같은 비난이 나오면 트럼프는 분명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미국의 현 정부가 북한 문제에 과도한 관심을 쏟는 현상이 문제인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다. 트럼프는 스스로 사소한 사안으로 치부하는 정책에서 실패할 경우에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 문제와 같이 공개적으로 집중해온 문제에서 낭패를 보면 트럼프 측에서 비합리적이고 지나친 반응을 할 수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의 자문역들은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이 괜찮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점을 대통령에게 설득하는 데에는 성공한 듯 하다. 선제 공격이 일어나면 북한이 서울 권역을 타격할 것이고 뒤이어 한국이 맞대응하면서 전면적으로 번질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지역에서 대규모 지상전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이 ICBM을 실제로 실험하다면 주지하는 바와 같이 취약한 트럼프의 자존심을 건드려 파멸적인 결과가 예상되는 무력사용으로 나아가게 될 수도 있다.

 

진퇴양난

대북정책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었다가 몇 년 안에 불가피하게 처참한 정책 실패를 겪게 되면 큰 여파가 몰려올 수 있다. 트럼프가 북한 문제에 지금과 같이 천착하지 않는다면 위험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또다른 부작용도 있다. 중국은 북한을 강력하게 압박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한다는 대가로 미국에 결정적인 양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 중국의 합의가 진지한 의미인지, 중국이 그 합의를 이행할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으나 중국이 (다른 부문에서) 미국에 일정한 양보를 원하는 상황은 실제로 예상된다.

대북정책에 몰두하면 동아시아와 여타 지역에서 다른 중요한 사안들을 소홀히 하게 된다. 미국 대통령의 한정된 자원을 북핵 문제에만 집중할 경우 장기적으로 미국과 세계에 훨씬 더 중요한 다른 문제들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세계의 집중조명을 받는 위치에서 빨리 물러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안 됐지만 현재 워싱턴의 상황으로 봐서는 상황이 그렇게 전개될 것 같지는 않다.

 

번역: 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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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사진=NK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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