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북·미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망스러운 북·미 반민반관 대화 취소

Maria Coduti, 2017년 03월 0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으로 양국 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일부 대북 분석가들의 의견이 2월 19일 ‘북·미 트랙 1.5(반민반관) 대화’가 준비 중이라고 보도되면서 실현되는 듯했다.

미 국무부가 북한 대표단의 비자를 승인했다면, 북한 정부 고위급 관계자와 미국 전직 관리 간의 회담이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주일 후 회담은 무산됐다.

미 국무부가 북한 대표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주요 원인은 최근 김정남의 암살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으며 화학무기 VX가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2월 12일 북한이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미국이 북한 대표를 자국에서 만나는 것을 정당화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북한이 받을 자격이 없는 ‘보상’을 받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손목 비틀기

국제 규범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이렇게 북한에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 정책은 미국 행정부의 오래된 수법이자, 2009년 6자회담이 실패한 이래로 국제 사회가 북한과 어떤 외교적 절차도 진행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결과는 참담했다. 북한은 생존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 억지력을 더욱 강화했고, 동북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이 심화됐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선거 운동 기간 중 북한 문제를 외교 채널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암시하고 김정은과 직접 대화할 의지를 표명하면서 그의 행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북한 당국 또한 지난해 11월 외무성이 발표한 보고서에 밝혔듯이 북미 회담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감지했다.

북한은 이 문서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전략적 질식’의 한 방법으로 묘사했을 뿐 아니라 “북한은 자가방어 조치로 핵무기를 보유하기로 했다…(중략)…미국은 북한의 새로운 전략적 입장에 맞서야 하며 북한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적대 정책을 폐기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줄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다가올 트럼프 행정부에게 북미 대화의 출발점을 명확히 했다.

 

인식과 인지의 차이

북한이 핵 보유국이라는 것은 미국이 공개적으로 인정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기정사실이다. 미국이 북한과의 건설적인 대화를 시도한다면,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자 체제의 안보를 보장하는 핵무기에 대한 비현실적인 선결조건을 배제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은 그가 거래를 성사시키는 기술에 익숙한 실용주의 사업가라는 ‘예외성’에 기초한다.

마르쿠스 벨과 마르코 밀라니가 강조한 바와 같이, 트럼프는 외교적 규범을 쉽게 깨뜨리는 성향을 가진 “탈냉전 시대의 지정학적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지도자”로서, 외교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자유 재량권을 가진 셈이다.

트럼프가 사업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은 남아 있다.|사진=백악관

 

미국 정부가 아직 일관된 전략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새 정부는 미국의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트랙 1.5 회담이 성사됐다면, 양국이 더욱 발전적 대화를 나누기 위해 어떤 것을 수용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다시 한번 기회를 놓쳤다. 반복적 도발 행위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상대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할 능력 또는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안토니오 피오리가 주장했듯이, 북한 주민들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향상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에서 북한의 ‘사회화’가  필수적이다.

 

현실적으로 바라보기

미국은 먼저 ‘당근과 채찍’ 접근법의 한계를 인식하고 중국이 북핵 억지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김정은 체제 하에서 북한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위해 미국과 핵무기를 놓고 교섭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아무리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으로 분노할지언정 체제가 붕괴돼 자국 문 앞을 불안정하게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역할은 언제나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자였지 해결사는 아니었다.

중국의 시각에서 볼 때,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교착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플레이어다. 최근 중국 상무부가 올해 말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스테판 해거드의 지적대로 김정은 정권을 붕괴하려는 것이 아닌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시도에 대한 협조적인 제스처’로 볼 수 있다.

한편, (사실상 1960년대부터) 미국과의 대화를 시도해 온 북한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즉각적인 중단이나 평화조약의 서명을 요구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 사항들은 트랙 1.5 회담을 시작으로 장기적인 외교적 해결책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핵 문제에만 근시안적으로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위기가 고조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당사자 간 대화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대화는 지역 내 긴장을 완화한다. 대화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안보 강화와 위기 관리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위협 인식은 실질적으로 감소할 것이고, 북한은 자기 보전 대신 국가 번영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할 것이다.

미 국무부가 북한 대표단의 비자를 불허했을지 몰라도, 어쩌면 트럼프가 북한과 대화하고자 하는 의지는 아직 남아 있고 단지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번역: 김서연 기자 seoyeon.kim@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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