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의 특별한 케이스

국어 교사가 말하는 교육  현실, 지원 강화 필요

Damin Jung, 2017년 03월 15일

통일부는 지난달 7일  정부가 제3국에서 출생한 북한이탈주민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에 양육가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 시행령에 따라 하나원을 퇴소하는 탈북민 중 제3국에서 출생한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은 자녀 1인당 400만원의 양육 가산금을 받게  된다.

고위급 탈북 인사들의 탈북은  몇 달 만에도 가능하지만 일반 주민들의 경우 탈북 과정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북한을 떠나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최소 6개월 부터 지연될 경우 5~8년에 달한다.

따라서 탈북 여성들이 중국, 러시아, 동남∙동북 아시아 등 제3국에서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 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이러한 제3국 출생 자녀를 양육하는 탈북민 가정을 위한 보호와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게 되었다.

탈북민, 탈북 청소년, 그리고 그들이 한국에 도착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에 대한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다.

현재 우리나라 학교에 재학 중인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의 수는 북한 출생 탈북 청소년 수를 넘어섰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6년 12월 말 기준, 재학 중인 탈북 학생 2천 517명 중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는 1천 317명으로 전체 탈북 청소년의  52.3%를 차지하며  이 수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여명학교의 제3국 출생 학생들로 구성된 ‘미래반’ 교실 | 사진=NK뉴스

출신 국가별로 다른 성향

서울 명동에 위치한 여명학교 교사 음혜미 씨는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이 북한 출생 탈북 청소년들과 다른 성향을 보일 뿐 아니라 어느 나라 출신인지에 따라 각기 다른 성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음 씨는 NK뉴스에 “  중국에서 온 아이들은 크고 웅장하고 거대하고 이런 것들에 대한 동경이 크다.  북한 학생들은 북한 특유의 다소 진취적이고, 굳세고, 어떻게 보면 군대 문화적인 경향 비슷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여명 학교는 한국 정부가 인가한 북한 청소년들을 위한 세 개의 대안 학교 중 하나다. 안성에 위치한 한겨레학교와 성남에 위치한 하늘꿈학교가 나머지 두 학교다.

2015년 8월부터 여명학교에서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로 이루어진 학급을 담당해  온 음 씨는 또 제3국 출생 학생들의 경우 탈북 청소년들에 비해 한국사회의 학업 체계나 규범에 더 쉽게 적응한다고 말한다.

제3국 출생 학생들의 경우 북한에서 탈북해 온 학생들(대개 정상적 학업을 유지하기 힘들다)과 달리 대부분 각 출신 국가의 교육 과정을 정상적으로 밟아 왔기 때문이다.

2016년 여명학교 진로 박람회 포스터 | 사진=NK뉴스

교육 체계 미비

이는 제3국 출생 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사회 및 교육 체제에의 적응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음 씨는 “제3국 출생 아이들은 이전 국가에서 자기 또래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과 건전한 관계로 지냈다”며 “물론 다소 적응을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말한다.

제3국 출생 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그들에게 모국어가 아닌 새로운 언어인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다. 음 씨는 “ 제3국 출생 북한 학생에게 알맞는 교육법에 대해 연구가 안되어 있는 상황”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몇 년 간 한국의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들을 발간해 왔다.

하지만 음 씨는 이 교재들이 제3국 출생 학생들에게 딱 들어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확히 경계를 나누기는 어렵지만 제3국 출생 학생들을 다문화 학생들과 같은 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래반’ 책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한글 동화책들 | 사진=NK뉴스

음 씨는 “다문화 학생용 교재는 학습자가 한국어를 빨리 배우도록 하는  돕는 내용”이라 면서 “하지만 제3국 출생 학생들의 경우 한국어 학습은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역사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 “고 설명했다.

국경 없는 탈북민들

바로 이 점이 복잡한 부분이다.

제3국에서 태어난 북한 이탈주민 자녀들이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다문화 교육을 받으면 된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다문화 교육 정책은 국제결혼에 의한 다문화 가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3국 출생 북한 이탈주민 자녀들의 경우 이러한 다문화 가정과는 다르다. 이들의 어머니는 탈북 ‘난민’이지 ‘이민자’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역시 한국 정부의 ‘탈북민 지원 정책’을 통해 지원을 받아야  한다.

통일부가 새로운 시행령을 공고함에 따라 앞으로는 제3국 출생 자녀를 둔 탈북민 가정도 북한 출생 자녀를 둔 탈북민 가정과 같은 수준의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음혜미 씨는 앞으로 이런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탈북 청소년들과 제3국 출생 북한 이탈주민 자녀들을 위한 교육적 지원 역시 확대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음 씨는 “이 친구들은 어머니가 북한 사람이다 보니 외국인 어머니를 둔 아이들과는 다른  공감대가 느껴진다” 면서 “이들이 한국에서 위축되지 않고 당당한 한국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고 밝혔다.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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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진=NK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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