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장·단기적 관점

비정부기구들은 더 원대한 목표를 세워야 하나, 현재 과제에 집중해야 하나

Nazanin Bagherzadeh, 2017년 07월 26일

북한에 대한 논의는 최근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처럼 단기적인 데 집중하는 데에서부터 길게는 통일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이르는 장기적인 관점들까지 범위가 넓다.

1990년대 중반 북한에서 100만명 가량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기근 시기에는 인도주의 구호단체 등 국제사회가 눈 앞에서 질병과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단기 처방에 주력했다. 그러한 시기가 지나자 국제 구호단체들은 원조가 북한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과 역량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거나 또는 원조 자체를 삭감하는 안을 고려하게 되었다.

인도주의 기구들, 특히 한국의 비정부기구(NGO)들은 이와 함께 대북지원이 남북화해와 통일에 이바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했다.

북한은 1995년 처음으로 국제 구호를 요청했다. 그로부터 20년 이상이 지나면서 국제 구호의 지형은 여러 변화를 겪었다.  200개가 넘는 NGO가 북한에 대한 구호에 참여했고 북한은 구호단체들과 협력하여 조직을 바꾸기도 했으나  ‘기부 피로’ 현상과 정치적인 문제로 기부자들은 줄어들고 있다. 또 북한이 필요로 하는 원조도 초기에는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물품이나 서비스였으나 이제는 자체 역량 강화를 위한 더 수준높은 교육·훈련 등으로 발전해 나갔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접근을 제한하는 태도는 고집스럽게 유지되고 있다. 일부 인도주의 단체들은 북한 당국과 협상을 하여 접근성을 확대하기도 하였으나 그러한 경우에도 일을 하는 모든 단계마다 북한 당국의 감시나 허가를 피할 수는 없다.

 

단기 목적

북한에 대하여 단기적으로 인도주의 및 개발 원조를 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든다. 이는 북한측의 필요에 대한 대응, 북한과의 교류, 정보 수집이다. 북한이 1990년대 중반과 같은 절박한 상황은 아니지만 여전히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2012년 조사에서는 북한 어린이 중 28% 가까이가 발육부진이거나 나이에 비해 작은 키였으며 15.5%는 표준체중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이나 보건소를 유지할 장비와 자재 부족으로 의료 역시 미흡한 상황이다.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교통시설도 열악한데다 의약품이 모자라고 농업 작황도 좋지 않아 북한에서는 충분히 치료가 될만한 질병도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국제 구호단체들은 북한 지역사회에 식량 공급, 제빵·제면 공장 건설 지원, 병원 재건, 결핵 환자 치료를 제공하는 한편 영양이 풍부한 식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지속가능한 경작을 할 수 있도록 농장 책임자들을 훈련한다.

북한에서 약제내성 결핵 환자들의 치료를 지원한 유진벨재단의 구호 수혜자들| 사진=유진벨재단

 

북한에서 구호활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과의 유대, 공감대 형성, 개인적 관계의 획기전 진전 등에 대한 사례를 전하는 경우가 많다. 기독교 계통의 국제구호단체인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the Mennonite Central Committee)의 더그 호스테터는 최근 웹사이트에서 친한 북한 친구가 평양의 집 벽에 그들이 배우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랑스럽게 걸어놓았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러한 개인적인 상호 교류는 북한 관련 정세가 불안정할 때에도 유지되는, 작지만 개방적인 소통 창구가 된다.

구호단체들은 북한 현지 정보의 중요한 원천이기도 하다. 구호단체 직원들은 2012년 유니세프가 시행한 ‘북한 영양상태 조사’와 같은 북한의 인구 조사에 참여한다. 또 평양에 정기적으로 방문하거나 오랫동안 거주하는 경우에는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협상을 하는지, 평양 안팎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무엇인지 등 북한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인도적 원조가 없다면 북한을 지속적으로 정례 방문하거나 북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외국인 수는 감소할 것이며 그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정보도 줄어들게 된다.

대북 지원 반대론자들은 보통 장기적인 효과를 거론하지만 단기적인 문제점을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선, 오랫동안 대북 구호활동을 벌여온 밀알선교단(Wheat Mission Missionaries)의 재미교포 샌드라 서가 2015년 북한에서 비밀리에 정보를 수집했다는 이유로 억류되었다가 추방된 사건처럼 구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억류의 위험에 처한다는 점이 있다.

대북 구호의 또다른 단기점 문제점으로는 부적절한 지원이 오히려 해를 끼힐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적으로는 북한에 전달된 의약품이 그 용법을 잘 알지 못하거나 치료를 할 능력이 없는 의사에게 전달되어 오용될 수 있다는 예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도주의 또는 개발 원조가 북한과 긍정적인 관계 형성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는 만큼이나 반대로 갈등이나 오해, 지켜지지 못한 약속으로 인해 북한 사람들과 구호 참여 외국인들 양자에게 모두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north korea rural photo

일각에서는 대북 원조가 북한 정권을 연장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 사진= Konrad Lembcke

 

장기적 가능성

인도주의적 원조의 장기적인 효과를 분석하는 일은 쉽지 않다. 1990년대 중반 북한 정권 붕괴가 임박했다고 본 학자와 전문가들의 예측은 빗나갔다. 그럼에도 원조에 대한 주요 비판 지점들은 대개 장기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인권 활동가들은 인도주의 구호단체들이 북한 정권을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단체들이 북한 당국과 함께 일을 할 수밖에 없으므로 대북 원조가 결국은 인권 유린으로 악명 높은 북한 정권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 활동가들은 구호활동보다는 비밀리에 북한에 외부의 정보를 유입시키고 북한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며 더 나아가 북한 정권 붕괴를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또다른 비판은 구호 활동이 북한측 필요를 야기하는 근본적인 요인을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인도주의적 원조가 필요한 상황은 농업제도 등 대부분 체제 자체의 문제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부족한 물품이나 훈련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없으며 오히려 잘못된 체제를 존속시킨다는 논리다.

인도적 지원을 철회하는 것만으로는 북한 체제가 무너지지 않으며 북한이 개혁을 하도록 강제할 수 없다. 그러나 지원 철회시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있으며 북한 정권은 원조 부분을 달리 충당할 수 있는 다른 경로를 알아보아야만 한다.

대북 원조 지지자들 역시 북한의 필요에 부응한다는 단기 효과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이익도 고려한다. 원조를 통해 형성된 관계는 향후 영향력 있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국제 구호단체들과 협업한 북한 사람들은 외국인들의 일하는 방식을 더 많이 보고 듣게 되며 추후 북한이 개방되면 북한의 변화를 이끌 잠재적 인재풀이 된다. 북한 여행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이들은 제한적이나마 사람들 간의 개인적인 접촉이 늘면 북한 사람들이 폐쇄된 상태에 있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대북 원조를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장기적으로는 장·단점이 모두 있다. 남북 간 교류, 이산가족 접촉을 늘리는 대북 원조는 통일을 위한 건설적인 토대를 마련하고 통일 과정에서 필요한 관계를 미리 설정할 수 있다.

대북 원조가 장기적으로 통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비판은 결국 원조가 정권 연장을 돕는다는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통일을 이루려면 북한 정권이 약화되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은 인도주의적 지원도 통일 과정을 장기화 하는 것으로 볼 것이다.

 

번역: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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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Roamme on 2011-06-05 14: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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