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이스하키 역사로 살펴 본 남북관계 전망

여자 아이스하키 맞대결을 통해 남북이 이룬 성과는?

Oliver Hotham, 2017년 04월 06일

6일 밤 9시 한국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 간의 대결이 2017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의 일환으로 성사된다.

이번 경기는 남과 북을 분리하는 비무장지대(DMZ)로부터 약 66마일(106km) 떨어진 동해안 강릉에서 열린다. 이 경기가 갖는 의미는 어느 측면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다르다.

이번 경기는 분단 이래 최초로 한반도에서 열리는 남북한 아이스하키팀들 간의 경기로 남북 교류에 관한 모든 것이 으레 그렇듯 실제 성사까지의 과정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수렁에 빠져 있었다. 한국과 북한은 지난 2월 초까지만 해도 흥미진진한 남북간의 대결이자 내년 동계 올림픽 예선전이기도 한 이 경기에 대해 논하지 않았다.

3월 중순에야 북한 측은 평창조직위원회에 경기 참가 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전형적으로 혼란스러운 양상에 놓여있던 가운데 당시 한국 통일부 측은 북한 측으로부터 어떠한 세부 사항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이후로도  11일이 지난다음에야 통일부는 북한 측로부터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초반의 장애들에도 불구하고 북한 팀은 한국이 방문을 허가한 지 닷새 만인 지난 1일 한국에 도착했다.

이런 일들이 보통 그렇듯 이번 경기 역시 남북관계와 북한의  대외적 상황이 흥미롭게 전개되는 시기에 벌어진다. 불과 몇 주  후면 한국은 차기 대통령을 선출할 것이며 현재 여론 조사에 따르면 대북 포용정책을 재개를 지향하는 진보 정치인 문재인이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박근혜를 이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 유력하다.

북한에서는  다른 종류의 소란이 있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올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공표한 이래 북한은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실험을 여러 차례 실행했고 적어도 2번의 미사일 발사와 1번의 신형 로켓 엔진 발사가 이에 포함된다.

더 나아가 외부적으로도 지난 2월 쿠알라룸푸르 김정남 암살 배후에 북한이 있으며 VX 신경가스가 사용되었다고 알려지면서 북한의 국제사회 입지는 어느 때보다 악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6일의 남북 맞대결이 북한의 외교적 입지를 개선시킬 것인가? 일부 한국인들은 분명 그렇다고 생각한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한국에 도착해 지난 2일 호주와 1차전을 치렀을 때 한국 사람들은 남북통일을 상징하는 파란 한반도기를 흔들며 북한 팀을 응원했다. 응원단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소속이며 이 통일운동연대조직은 정부 허가 없이 북한 사람들과 접촉하려는 시도(국가보안법 위반)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반도기를 흔들기로 한 이유를 묻자 이선형 공동위원장은 NK뉴스에 “우리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오랜 기간 이 한반도기를 사용해 왔다”며 “한반도기는 오랜 기간 분단되어 있던 남북이 화합하길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소속 응원단, 이 통일운동연대조직은 지난 2일 북한 선수단을 응원했다 | 사진=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이 위원장은 “어제 경기에서는 졌지만 이후 경기들에서는 승리하기를 바란다”며 “이번 대회가 잘 마무리되어 향후 남북 스포츠 교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스포츠 행사는 양국 관계 개선에 촉진제로 작용해 왔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최소한 한 경기라도 승리한다면 국제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거의 없던 북한 측에 소중한 성과가 될 것이다.

북한 아이스하키, 소련이 도입

마이클 스페이버 백두문화교류사 대표는 북한에서 아이스하키는 1950년대 초 구 소련에 의해 도입되었다고  말했다.  스페이버 대표는 아이스하키가 한국보다 북한에서 더  오래되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축구나, 데니스 로드맨의 방북으로 인기를 끈 농구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이버 대표는 “북한에는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12개 이상의 지역 팀들이 있다”며 “이들의 경기는 TV로 방영되며 최근에는 현지 인트라넷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방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비와 시설은 부족한 상황인데 스페이버 대표에 따르면 북한은 3~4개의 아이스링크장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장비는 수입을 통해서만 공급된다.

스페이버 대표는 아이스하키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적당한  비용이 드는 스포츠’가 아니라며 “불행히도 스포츠 장비 수입을 막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제재가 도입되면서  아이스하키의 대중화가 쉬워질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페이버 대표는 지난해 3월,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주장에 대하여 국제사회에서 규탄의 목소리가 널리 퍼졌을 당시 북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를 위해 캐나다와 미국 선수들을 데리고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당시 경기로 인해 많은 북한 사람들이 아이스하키를 접하게 되었으며 그가 개최한 친선 경기에 대한 뉴스가 퍼지자 ‘생애 최초 아이스하키 경기 관람’을 위해 도시 전역에서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회상했다.  스페이버 대표는 이 경기의 인기가 높아 2018년 2차 평양 국제 아이스하키 친선전과 그 아이디어를 차용한 또다른 방문단에 대한 계획까지 세워졌을 정도라고 전했다.

스페이버 대표는 이번에도 한국에서 열리는 6일 경기를 관람할 계획이며 강릉에서 양 팀을 응원할 생각에 “신이 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화와 스포츠 교류 프로젝트의 효과를 신봉한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스페이버 대표는 솔직하게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번 경기가 “아직 전쟁 중에 있는 남북 양국이 스포츠를 통해 교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며 남북이 “함께 모여 정치에 대한 문제는 잊은 채 기존의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며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스페이버 대표는 “남북 양국이 이번 경기 개최에 동의했다는 사실이 아주 기쁘다”며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더 많은 교류로  한반도 긴장 완화, 정상화 및 평화에 이르는 길을 닦는 긍정적인 사례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백두문화교류사의 국제 아이스하키 친전선을 담은 영상

얼음 위에서?

많은 이들이 이러한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찬양하고 유력한 차기 한국 대통령 후보가 포용정책에 긍정적 의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약간의  유화책을 시도하는 것은 호소력을 갖기 쉽다. 지난 8년 간 두 보수 대통령이 강경책을 폈으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나 극단적 수사를 돌리는 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제 한국이 비무장지대를 넘어 북한과의 접촉을 다시 시도해야 할 때인가?

하지만 머지않아 한국에 진보 정권이 들어선다 하더라고 경기를 방해하는 진짜 장애물들이 따로 있기 때문에 과거 이상적인 햇볕정책 시기의 정책들로 돌아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인후보는 논란이 되고 있는 개성공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국 사업체들이 북한으로 송금을 하게 될 경우 북한은 자금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한국의 자금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사용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위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보수정당의 지난 8년 간의 집권과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인한 한국 정치의 지각 변동은 같은 기간 한국의 가장 오랜 동맹국인 미국의 정치적 변동과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금 온건하게 표현해도, 햇볕정책 스타일의 정책에는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단순히 결과를 원한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것이 그가 원하는 결과다. 트럼프는 또한 중국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라도 원하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발언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불명확하지만 주요 포용정책안에  장애물이  되기는 할 것이다.

지난 3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네덜란드를 상대하고 있다 | 사진=유투브, 평창 올림픽 채널

즉 한국 차기 정권이 적어도 집권 첫 해 동안은 문화 교류나 이산가족 상봉 등 단편적인 포용정책만을 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 역시 중요하지만 이렇게 단편적인 교류만으로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NK뉴스의 기고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이런 정책들 역시 좋지만 알다시피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아이스하키 경기와 같은 포스트모던한 문화 포용정책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며 “북한은 권력과 돈이라는 실질적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용정책에 대한 상징적 제스처가 한국의 진보 진영 유권자들에게는 잘 먹혀들어갈 수 있지만  북한의 관심은 오로지 현금이라는 주징이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이 외부 세계와 교류하는 주목적은 안위를 보장받고 자금을  끌어내기 위함이며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따라서 북한의 관점에서 볼 때 문화 교류는 안보와 자금 확보라는 그들의 주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때에만 고려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정치적인 문제이거나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정치적인 문제가 된다. 그러나 일단 지정학적 문제는 차치하고 6일 경기에서 어느 팀이 승리하게 될까? 한국 언론은 한국의 승리를 장담하는 것 같다. 연합뉴스는 최근 기사에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한 번도 동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적이 없다는 사실(한국은 내년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이미 확보했지만 성적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주최국으로서의 특전이다)과 한국 입국 후 부진한 성적을 지적했다.

북한팀 한호철 감독이 계속되는 패배 후  ‘다음 번엔 더 잘해보겠다’ 같은 말을 반복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응원할 것이라는 스페이버 대표는할 것이며 북한팀이 확실한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스페이버 대표는 “국제 순위로 볼 때 남북 양 팀은 비등하게 평가되지만 나는 북한 측에 내 돈을 걸겠다” 면서”북한팀을 여러 번  만났는데 홈팀인 한국팀을 이길 기회를 기다려 왔다. 하지만 어느 쪽이 이기든지 간에 한반도는 승리한다”고 말했다.

 

취재 도움: JH Ahn

 

번역: 정다민 인턴기자 damin.jung@nknews.org

편집: 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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