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여전히 유격대국가인 이유

의식불명 상태의 오토 웜비어 석방으로 북한의 과거 잔학상 다시 상기

Benjamin Young, 2017년 06월 16일

북한 연구자들에게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북한 체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이다. 어떤 학자들은 북한을 약간의 변형이 가미된 스탈린주의 국가나 일본 제국주의와 기이하게도 유사한 철저한 민족주의 국가로 본다. 또다른 학자들은 북한을 스탈린 시대 러시아보다는 조선시대에 더 가까운 신유교주의 국가라고 평한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행위들을 이해하는데 적합한 이론은  ‘유격대국가’라는 개념이 아닐까 한다.

1930년대 험한 만주지방에서 일본 식민지배자들에 맞섰던 김일성과 그 측근들이 어느 범위까지 끈끈한 유대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통해 김일성 집권기의 북한 지도부 구성 과정에 초점을 맞춘 이러한 해석은 일본 학자 와다 하루키와 호주 학자 애드리언 부조가 처음 내놓았다.

북한 선전물은 항상 김일성을 주축으로 한 항일무장투쟁의 업적을 과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도부의 항일 유격대 경험은 분명 북한의 국내 및 대외 정책을 형성하고 이후 특징짓는 기반이 되었다.  북한 건국 지도자인 김일성의 스타일은 편집증, 예측불가능성, 무자비함, 빠른 치고 빠지기 전술, 부인 등으로 규정할 수 있는데 이는 모두 성공한 빨치산 투사들의 특성들이다.

 

어버이 수령의 원죄

대를 이은 김정일은 1930년대 만주 빨치산 항일투쟁과는 거리가 멀지만 1970년대 집권하면서 김일성의 항일투쟁 경험을 자신의 권력 강화에 교묘하게 이용했다.

김정일은 영웅적인 항일투사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혁명가극을 만들어 내, 국가가 자신들의 과거 투쟁사를 기리는 것을 보기 좋아하는 나이 든 지도부 인사들을 만족시켰다.

유격대 전술을 제대로 이어받은 김정일은 이를 자신의 지도력에 일부 활용했다.  1994년 미국과의 합의를 깬 일부터 한국 김대중 정권으로부터 햇볕정책 시기 대규모 원조를  이끌어낸 것까지 김정일은 아버지만큼이나 유격대 방식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북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제국주의 적과의 투쟁 속에 살아간다| 사진= (stephan)

김정은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기 전 김정일만큼 권력에 오를 준비기간을 거치지는 못했으나 김씨 일가 체제에서 오랫동안 계승되어 온 유격대 방식의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숙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고  신경독극물을 이용하여 뻔뻔스럽도 국제공항에서 이복형을 살해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은 김정은 역시 예측불가능성과 냉혹함을 물려받았음을 시사한다.

 

현대적인 위협

김정은 지도력의 특성 중 하나는 해킹을 널리 이용한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미국 정부는 최근 전세계를 강타한 랜섬웨어 공격인 워너크라이가 북한 해커들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여러 가지 점에서 해킹은 21세기형 유격전이며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수법을 쓴다. 해킹은 그 근원을 추적하기 어려워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하기 쉬우며 비용 대비 효과가 좋고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만을 필요로 한다. 1930년대에 인터넷이 존재했다면 김일성도 틀림없이 제국주의 적들에게 오늘날 사이버공격과 같은 일을 감행했을 것이다.

북한이 지난 13일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오토 웜비어를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에 인계했다는 사실도 북한이 유격대 국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격대원들은 고문을 가하는 심문 방식과 포로를 구타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다. 이 점은 베트남전 당시 베트콩에 의해 구금되었던 미군들을 통해서도 입증된다.

더욱이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가 병든 상태에서도 1년 넘게 적절한 의료 지원과 보호 없이 정치적 협상 도구로만 다루어졌다는 점은 북한 정권의 예측불가능한 잔인성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새파랗게 어린 대학생이 어리석은 장난을 쳤다는 이유로 구금하여 혼수상태에 이르게 한 후 이를 보툴리누스 균 감염과 수면제의 탓으로 돌리는 국가와는 협상이 어려울 것이다.

그런 체제를 다루는 한 방법은 똑같은 예측불가능성으로 상대해 주는 것이다. 우습게도 현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임무 수행에 딱 적합할 수 있으며  트럼프 정부의 별난 성향이 북한 문제를 푸는 데에는 자산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 역시 성정이 변덕스러워 대부분의 공적인 국가 의제를 다루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북한 당국을 상대하는데에는 최적화 된 상태일 수 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전임 미국 대통령들과는 다른 점들을 많이 보여주었다. 미-중 관계에 집중하는 트럼프의 방식은 북-미 관계에 대한 꽤 새로운 해법이며 트럼프는 앞서 김정은과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과거 대통령이 이렇게 양극단을 오가는 예측불가능성을 보였다면 우유부단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원래 그런 사람이므로 북한에 남은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시키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 진전을 막는데 오히려 노회한 사업가라는 자신의 명성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리얼리티 쇼의 주인공에서 대통령으로 변신한 트럼프에게 미심쩍은 면이 한 두가지는 아니지만 트럼프는 유격대국가인 북한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특성을 그래서 더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번역:  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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