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을 믿지 못하는 이유

미국의 대북정책, 일관된 메시지 없이는 신뢰성 없어

Robert McCoy, 2017년 06월 14일

지난 5월18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동에서 북한은 미국이 적의가 없다는 점을 믿어야 한다고 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이 언론에 회자됐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국이 북한 정권 교체를 추구하거나 무력공격을 할 계획이 없으며 현재 북한 체제의 존속을 보장한다고 공언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현 미국 정부를 믿는다는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주 변덕을 부리는 상황에서 상상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그렇다면 트럼프 이후의 미국 대통령들은 어떨까?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미국 항공모함 두 대의 타격부대가 훈련을 하면서 장거리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폭격기들이 한반도 상공을 저공비행하고 미국에서는 선제 공격이나 김정은 참수계획이 고려되는 와중에 적의가 없다는 주장은 믿기 힘들어 보인다.

군사적 무력 시위를 하면서 적의가 없다고 믿으라는 미국 정책결정자들의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김정은은 미국 정치인들보다 행간을 읽는 데 능하다. 미국은 강경하게 나갈 것이며 온건한 대화는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대화에 관한 대화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일시적 혼돈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의 관점에서 그 결과는 훨씬 부정적이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긴장이 이렇게 높아진 시점에서 어떻게 미국을 믿겠는가?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협상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

또한 미 국무장관은 비공식적인 내지는 준공식적인 접촉과 관련하여 미국이 다른 나라와 이면경로(백채널)로 소통하는 경우는 없다고 일관되게 말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는 사실이 아니다.

미국의 대북 발언은 상당히 모순적이고 때로 부정확하기도 하다. |사진 = 노동신문

 

지난 5월 8일부터 10일까지 미국인 전문가들과 북한 대표들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반민반관 2트랙 회담을 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1.5트랙이 더 맞을 것이다. 하지만 1.5트랙이든 2트랙이든 이면경로라는 점은 마찬가지다.

어쩌면 미 국무장관은 오슬로에서 회담이 열렸다는 사실이 공개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어떤 경우든 미국이 이러한 회담을 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마당에 이를 부인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신중치 못한 처사이다. 이러한 잘못된 발언은 미국 외교의 신뢰도에 타격을 준다. 오른손은 왼손이 하는 일을 아는가? 머리는 양 손이 잘 조율되지 않는다는 점을 아는가?

 

혼선

많은 전문가들의 눈에 미국의 외교 정책은 작은 변화에도 크게 뒤집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동성은 미국이 동북 아시아에서 일관된 정책을 펼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는 불필요하게 적의 도발을 유발할 수 있다. 도발에는 대응이 요구되며 바로 여기서부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미국 외교정책의 신뢰성에 타격을 준, 미국이 자초한 최근의 문제들을 차치하고라도, 북한과 미국 사이의 비공식대화를 정면 부인한 것은 정말 미숙하고 무지한 행위였다.

때로는 비공식 또는 준공식 통로를 이용하는 것이 유용할 때가 있다.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경우에 특히 그렇고, 성급한 비난에 노출될 우려 없이 공식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서 상호 이익을 위한 타협을 모색하는 데도 유리하다.

미국 관료들은 정부를 대표하는 다른 이들의 행동에 대해 더 큰 경각심을 보여야 한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정치적 임명직 자리에 오른 많은 이들이 외교의 기본기를 상기하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말과 행동은 외교에서 요구되는 기본조차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번역: 김서연 seyeon.kim@nknews.org

편집: 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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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진 = 미 국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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