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전력난에서 북한 주민들이 살아가는 법

한반도 전체 전력 85% 생산하던 북한, 왜 주기적 정전 국가가 되었나

Andrei Lankov, 2017년 06월 01일

가장 많이 퍼진 북한에 관한 사진은 아마 우주에서 본 북한의 밤 풍경일것이다.

깊은 어둠으로 덮인 지역과 오징어잡이 배들만으로도 바다 위에 빛나는 섬을 만들어내는 남쪽의 이웃은 선명한 대조를 보인다. 그 사이의 북한 지역에는 평양으로 짐작되는 가장 큰 점과 몇개의 희미한 점들만 있을뿐이다.

잘 언급되지는 않지만 중국의 접경 도시 단둥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단둥은 특별히 조명이 환한 도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압록강 건너편 북한 접경 도시 신의주와 비교하면 큰 차이점을 보인다. 오랫동안 신의주는 몇몇 희미한 불빛만 보일뿐 완전한 어둠 속에 있었다. 오직 지도자들의 동상(2014년부터는 2명이다)을 환히 비추는 조명등의 불빛만 보일 뿐이었다. 이 노르스름한 빛의 기둥은 동상이 어둠에 싸여 작은 언덕처럼 보일 때 주체의 땅 위의 칠흑같이 검은 하늘 속에서 빛을 뿜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상은 이제 예전의 일로만 남게 되는 듯하다. 필자가 올해 초 단둥을 방문했을때 초록색 네온사인까지 보이는 강 건너편의 모습에  꽤 놀랐기 때문이다.이것이 10년만에 처음으로 본 어둠에 덮이지 않은 북한의 모습이었다 (유일한 예외는 지도자의 동상들을 비추는 조명이었다).

8월에는 더 개선되어 신의주가 빛으로 덮인 정도는 아니지만 2000년대 초와 비교해서 훨씬 나아졌다. 네온사인 간판의 수가 4~ 5개로 늘었고 환한 건물들도 많았다.

이러한 변화는 북한 경제의 점진적인 호전을 보여주고 있지만 북한의 전력 공급 상황은 아직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짧은 시간 안에 개선되기는 힘들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흔히 어둠에 덮힌 것으로 묘사되고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다. / 사진=Konrad Lembcke

 

북한의 발전소

역설적이게도 1948년 북한이 처음 세워졌을때 만들어진 국장(國章)에는 수력발전소 묘사가 있다. 현재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건 사실이지만 실제로 당시 북한의 전력 생산은 다른 이웃국가들보다 앞서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 같은 신생 국가에게는 적절한 상징이 되었다.

1944년에 북한 지역의 발전소들은 한반도 전체 전력의 85%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940년대 후반에는 북한이 남한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하면서 남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도 했다.

북한의 주요 전력 공급원은 일제가 1930년대와 1940년대에 압록강에 지은 수력발전소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광복 직전에 가동을 시작한 수풍발전소였는데 일각에서는 북한 국장에 그려진 수력발전소가 이 수풍발전소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수력발전소에 대한 북한의 강조는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 최근 몇십년간 (대부분 석탄인) 화석 연료의 역할이 급증하고 있지만 지금도 북한 전력의52%는 여전히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한때 강력했던 산업도 이제는 식민지 시절에 물려받은 모든 산업 유산의 운명을 본질적으로 겪고 있다. 불합리한 경제 구조가 수십년의 남용과 빈약한 유지· 관리로 인해 꾸준히 악화되어 갔다.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북한의 도시들과 산업이 전력 부족의 상황에 직면하기 시작한다. 반면, 남한은 서둘러 원자력발전망를 구축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는 국가 전체가 값싼 전력으로 넘쳐났다.

북한-중국 국경에 있는 수풍댐 / 사진=Jacky Lee – http://www.geolocation.ws/v/P/47504350/water-falling-from-supung-dam/en

 

1990년대 구 소련이 갑자기 붕괴하면서 북한 전력 발전 시스템도 같이 무너졌다. 발전소 대부분은 저장된 부품과 연료가 충분하지 않아 산발적으로만 작동했다. 광산 채굴도 잦은 홍수로 인해 중단되었다.

음울한 전망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지난 25년은 일상에서 평양에서조차 주기적 정전을 경험했던 암흑기였다. 1970년대에는 경유로 연료를 공급하던 기차를 전기 운행 방식으로 바꿔야 했다. 2000년에는 기차로 평양에서 청진이나 함흥까지 가려면 도중에 갑작스럽게 전력 공급이 끊긴 채 몇 시간씩 정차하느라 며칠이 걸리기도 했다. 해가 진 후에는 대부분의 도시들이 완전한 어둠에 잠겼다.

최근 몇 년간 이러한 상황이 개선됐다. 2000년 이래 전력 생산이 대략 15~20% 증가했으나 다른 국가들의 표준과 비교하면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 몇 년간 북한의 1인당 전력 생산량이 750kWh 부근에서 맴돌았던 데 비해 한국의 지표는 9천kWh 이상이다. 이 엄청난 차이는 한때 발전소를 과시하던 국가로서는 수치스러운 통계다.

북한 사람들은 이러한 불편한 현실을 바라만 보고 있지 않았다.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가장 먼저 제시된 해결책은 소규모 내연기관 또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 구동되는 소형 발전기의 사용이었다. 이러한 소형 발전기는 중국에서 수입돼 2000년 경 큰 인기를 끌었다.

북한 사람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중국 시장을 잠깐 구경하더라도 소형 발전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북한의 부촌에서는 집집마다 베란다나 뒤뜰에서 발전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소형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에는 심각한 한계가 있다. 일단 값비싼 연료가 필요하고 성능을 신뢰하기 어려운 데다 가장 큰 문제는 소음이다.

발전기들의 전원을 켰다 끄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시간 사용한다면 이웃들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소형 발전기들은 TV, 전등 등 가전제품에 전력을 공급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현재 북한의 거의 모든 집에서는 이러한 대용량 배터리를 보유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이 소형발전기들은 소음이 너무 심해 냉장고나 에어컨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계속 가동할 수는 없다. 따라서 경제난 이후 북한에서 상위 계급을 상징하는 이러한 가전제품들은 전력 부족으로 인해 소유했다 해도 이용이 어려웠다.

최근의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전력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 사진=jfjwak

 

태양광 발전 해법

오늘날 북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놀라운 발전 중 하나는 태양전지판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태양전지판은 몇 년 전부터 북한에 도입되어 급속도로 확산됐다. 집집마다 외벽에 태양 전지판이 붙어 있고 복층 건물에는 창문 아래 매달려 있기도 한다.

태양전지판은 우선 저렴하다. 20W짜리 전지판을 40달러(한화 약 5만 원) 정도에 사면 가정집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태양에너지는 배터리에 저장돼 간단한 가전을 작동시키는 데 사용되므로 매우 경제적이다. LED를 사용하게 되면서 집안 내부 조명에 들어가는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게 된 것도 북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다.

마지막 해결책은 가장 비싸고 모험적이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다. 북한에서는 정전이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전력망 관계자들은 전력 공급이 특히 중요한 고객들과 그렇지 않은 일반 고객들을 구분한다. 즉, 정전이 발생하면 일반 가정집들에 대한 전기 공급이 가장 먼저 차단되고 그 다음은 비군수물자 공장 및 덜 중요한 기관들이 해당된다. 상황이 정말 안좋을 경우 군사 기지, 경찰 본부 및 주요 정부 기관(지역 당 위원회 등)의 전원도 꺼진다.

그러므로 부유한 고위층 북한 사람들은 사설 케이블로 집의 전선과 중요 기관의 전선을 연결해 놓는다.

어떤 경우에는 부유층 주민들의 집 여러 채가 한 경찰 본부 또는 군사 기지에 비밀리에 연결되어 있다. 그러한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뇌물을 써야 하지만, 충분하고 믿을만한 전력 공급을 위해서라면 모든 문제를 감수하게 된다. 부유층들에게는 냉장고나 에어컨, 세탁기 등을 사용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항상 그렇듯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번창하진 못할지라도 언제나 생존 방식을 찾는다. 북한의 경제 발전이 지속돼 덜 부유한 주민들도 군 대령에게 뇌물을 지불하거나 시끄러운 소형 발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냉장고를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번역: 김서연 seyeon.kim@nknews.org

편집: 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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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사진 = NASA Goddard Photo and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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