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기 음악 장르인 ‘애국 자장가’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전혀 혁명적이지 않은 놀랍도록 부드러운 북한의 자장가

Tatiana Gabroussenko, 2017년 03월 06일

외부에서는 북한을 혁명적 행진과 애국적 오페라의 나라로 상상하곤 한다. 마치 더 조용한 주제로는 음악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현실은 더욱 복잡하다.

다른 스탈린주의 문화와 비교하면 북한 문화에서 허용되는 음악 가사나 주제는 훨씬 제한적이다.

특히 1980년대 후반까지 대중문화에서 로맨스 장르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여자를 향한 사랑의 감정 때문에 사회적으로 더욱 가치 있는 감정(위대한 지도자에 대한 숭배)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도 부모의 사랑은 덜 위험한 주제로 여겨졌다. 어린이에 대한 사랑은 소련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장려하는 주제였다. 이는 서양 음악에서 유행을 벗어난 지 오래된 자장가라는 음악 장르가 어떻게 북한 작곡가들을 매료시켰는지 설명할 수 있다.

 

애국적인 잠?

스탈린주의 문화권에서 자장가는 달콤하고 감미로운 선율이었는데, 종종 비관적이거나 무서운 메시지를 담은 오래된 민속 자장가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었다.

오래전 영국의 어머니들이 나무 꼭대기에서 요람이 떨어지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기를 잠재운 것과 비슷하게,  전통적으로 러시아 어머니들은 침대 모퉁이에서 자는 어린이를 잡아먹는다는 늑대 이야기를 속삭이며 아이를 재우곤 했다.

소련의 자장가는 이러한 전통을 바로잡고자 했다. 요람이 떨어지거나 늑대가 잡아먹는다는 무서운 이미지 대신, 기분 좋고 건강하게 아기를 재우는 행복하고 사회적으로도 자신감 있는 어머니를 묘사한 것이다.

새로운 자장가는 청중들에게 어머니와 아이가 무사하다고 안심시키기 위해 정치적 내용을 언급했다. 소련의 유명한 자장가인 이사코브스키 작곡 ‘지붕 위의 달’은 “잘 자라 아가, 스탈린 장군이 돌봐주신다”라는 가사가 들어가 있다.

이렇게 정치적 열성을 담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스탈린 시대의 자장가는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예를 들어 구세대인 구소련 사람들은 아직도 영화 ‘서커스(1936)’에 나온 사랑스러운 자장가를 기억한다. 이 자장가는 강한 반인종주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버지의 기도

북한의 선전 활동에서 자장가와 동요는 대중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브라이언 마이어스는 이를 두고 북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어린이화’ 경향이라고 정의했다.

지도자와 대중을 묘사하는 작품에서 북한 사람들은 어린이 또는 연약하고 감정적인 인격체로 묘사된다. 자장가는 북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보호받고 있음을 재확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른 나라의 민속 자장가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옛 자장가들은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새로운 자장가 작곡가들은 진보적이고 행복한 이야기를 담기로 했다. 몇몇 작품은 성공적이었다.

예를 들어, 단편 영화 ‘금희와 은희의 운명(1972)’의 오랜 인기는 백인준 작사 리학범 작곡의 ‘아버지의 축복’이라는 아름다운 자장가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잘 자거라 아가야 내 사랑 아가야

밤은 캄캄 깊어도 잠 잘 자거라

백두산의 큰 별님 밝게 비치여

너를 지켜준단다 내 사랑 아가야

밤이 새고 아침해 솟아오를 때

네 얼굴에 햇빛이 밝게 비치리

어서어서 자라서 곱게 자라서

온 세상에 웃음을 꽃피워주렴”

 

북한에서 ‘백두산 별’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다.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이다. 이 부분은 북한의 주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위대한 지도자가 이끄는 나라에서는 백두산 별빛이 모든 북한 사람들을 비춰 어린아이처럼 근심 걱정 없이 살아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전체 자장가 중 단 한 줄만이 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자장가가 김일성 집권 전성기 때 쓰인 노래라는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지극히 겸손한 행위다. 이후 북한 문화가 발전한 것을 보면 이 사상적 가사 한 줄은 쉽게 무시될 수 있다.

 

1990년대에 백인준의 자장가 영상도 제작됐는데, 신기하게도 위대한 지도자와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였다.

일반적으로 북한 어린이들이 군대에서처럼 생활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라 이상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전통문화에는 걸맞은 내용이다.

 

‘따뜻한 우리집’

북한의 최근 TV 드라마 주제곡인 ‘따뜻한 우리 집’은 산부인과 의사들의 일상과 일을 조명하는 자장가다.

이 유명한 드라마는 출산을 장려하는 메시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 낙태, 저출산 또는 미혼모 등 사회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주제곡은 다음과 같다.

 

“너는 나의 사랑, 너는 나의 행복

너는 기쁨이여

이 세상 모든 것 다 준다 해도

나는 네가 제일 좋아

사랑하는 나의 아가야 귀여운 아가야

따뜻한 엄마 그 품이 너를 지켜 준단다

 

너는 나의 사랑, 너는 나의 행복

너는 나의 기쁨이여

내 조국의 미래여라

밝고 밝은 해님 네 앞길을 비추어

너를 축복해 준단다

따뜻한 태양이 네 앞길을 비추고 보호한단다

사랑스러운 나의 아가야, 복 받은 아가야

어서어서 자라 나라의 효자동 되거라”

 

이 노래는 애국심과 충성심 등 일반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기의 얼굴을 비추는 ‘따뜻한 태양’은 지도자를 뜻한다. 아기가 자라서 나라의 충성스러운 일꾼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노래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영원한 인도주의적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를 갖는 것은 영화 속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중요한 가치다. 아기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산부인과 의사인 남자 주인공의 주요 특성이며, 이 덕목으로 그는 사회적 신임을 얻고 아름다운 아내도 얻는다.

북한에서 엄격함과 훈육은 구시대적 특히 일본 식민지 시대의 교육 방식으로 간주된다. 이제 북한에서는 아이들을 올바르고 예술적으로 그리고 좋은 시민으로 키우는 방법으로 엄격함보다 사랑을 강조한다.

 

번역: 김서연 기자 seoyeon.kim@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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