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관한 최악의 루머는 누가 퍼트리나

망언을 일삼아도 '전문가' 대접받는 사람들

Fyodor Tertitskiy, 2017년 02월 21일

아쉽게도 북한 학계에서 일본 매체의 평판은 별로 좋지 않다. 일본 매체에서 나오는 북한에 관한 보도 중에 소문이나 미확인 정보의 비율이 매우 높다. 시모토마이 노부오(下斗米伸夫)와 같은 훌륭한 북한 전문가나 김정남과 인터뷰를 한 고미 요지(五味洋治)와 같은 대표적인 북한 전문 기자들이 있는데도 일본이 이런 나쁜 평판을 얻게 된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나오는 북한에 관한 이상한 보도의 출처를 찾아보면, 여러 가지 매우 어색한 주장을 하는 저자가 동일인물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사람은 바로 와세다 대학 명예교수 직위를 가진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시게무라가 북한에 대해 여러 가지 어처구니없는 망언을 했다. 다음은 그의 대표적인 망언 사례다

김정일 위원장과 후진타오 전 중국 주석. | 사진=KCNA

 

시게무라 도시미쓰의 망언 1호: 김정일은 2003년에 사망했고, 대역 배우가 북한을 다스렸다.

시게무라 도시미쓰는 2003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그는 김정일이 사망했고, 북한을 다스리는 사람은 그의 대역(代役)이라고 주장했다. 즉, 어떤 행사에 김정일을 대신해서 대역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 대역이 실제로 나라를 다스렸다고 주장했다.

만일 이 주장을 믿는다면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만난 사람이 김정일이 아니고 사실은 이 대역 배우였다는 것도 믿어야 한다. 역시 2010년 조선노동당 제3차 대표자 회의를 주재한 사람도 대역 배우였을 것이고, 2011년 사망해 실제 김정일과 달리 국장(國葬)을 받은 자도 이 대역 배우였다는 것도 믿어야 한다. 네로 황제를 인용하면 ‘Qualis Artifex Pereo'(참으로 위대한 배우님께서 서거하셨다).

 

시게무라 도시미쓰의 망언 2호: 김정은은 식물인간이다.

시게무라의 이 주장은 2010년 2월에 나왔다. 시게무라는 “김정은이 2008년 8월 15일에서 16일로 넘어가는 심야에 평양 시내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식물인간이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사실로 확인됐다”고까지 했다. (헤럴드경제 기사 참조)

 

시게무라 도시미쓰의 망언 3호: 김정은은 김일성의 손자가 아니고 아들이다.

위에 망언을 보고 어떻게 식물인간인 김정은이 북한에서 연설하고 현지지도도 다니며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

역시 시게무라의 설명이 있다. 이 설명은 ‘북한’이라는 잡지에 2011년 7월에 게재됐다. 교보문고 e북 데이터베이스에 접근 권한이 있는 독자들은 그가 쓴 문서를 여기서 받아볼 수 있다.

설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2000년대 말 후계자로 추대된 이와는 다른 사람이다. 원래 후계자가 된 사람은 ‘김정운’이었는데 식물인간이 됐다. 김정은과 김정운은 전혀 다른 사람이고, 김일성의 아들 (즉 시게무라에 따르면 2003년에 사망했다는 김정일)의 남동생이다.

이 폭로의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시게무라는 북한 매체에 나온 김정은이 김일성과 닮았고,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나왔던 김정은 사진은 김일성과 닮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김정은이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성택과 김경희의 출세도 이 주장의 근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장성택이 사형되고 김경희가 북한 매체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쓴 글이다.)

김정은, 김일성의 손자인가 아들인가? | NK뉴스

 

어떻게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나?

기본적으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북한은 매우 폐쇄적인 사회다. 북한으로부터 공식 통계를 받을 수 없고, ‘평북 일보’와 같은 지방 매체는 외부 반출 금지 품목이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미확인된 소문들이 계속 보도된다.

둘째, 우리는 항상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주장을 듣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힘이 있는 사람에게는 책임이 더 적은 경우가 많다. 여러 매체가 전문가를 찾을 때 주로 그 사람의 지식보다 직위를 더 본다. 시게무라처럼 명문대에서 정년이 보장된 교수들은 망언을 아무리 많이 해도 언제나 ‘북한학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환영을 받는다.

결론적으로 이 칼럼을 읽는 기자에게 어떤 사람을 전문가로 활용할 생각이 있으면 그 사람의 신분보다 기존 인터뷰 등을 통해 지식을 확인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지위가 높은 사람 중에도 진짜 전문가가 많지만 시게무라 도시미쓰와 같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번역: 이휘성(Fyodor Tertitskiy )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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