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떡볶이가 없다고요?

NK News, 2015년 07월 08일

남한만큼은 아니지만 북한에도 다양한 길거리 음식이 있습니다

NK News는 가깝고도 먼 곳인 북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도록 매주 북한 출신자에게 한 가지씩 질문을 던집니다.

이번 주에는 스페인에서 마리아가 “북한에는 떡볶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말인가요? 한국의 길거리 음식인 핫떡이나 오뎅같은 길거리 음식이 북한에도 있나요?”라는 질문을 보내왔습니다.


맞습니다. 북한에는 떡볶이가 없습니다. 저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떡볶이라는 음식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한국에 도착해 처음으로 떡볶이를 먹었을 때 왜 한국 사람들은 이런 음식을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맛본 떡볶이는 이제까지 먹던 음식과 전혀 다른 음식이었고 도무지 제 입맛에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 음식에 적응하면서 떡볶이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아내와 같이 집 근처에 있는 유명한 떡볶이 집에 갑니다. 얼마 전 태어난 딸아이가 크면 떡볶이를 먹으러 같이 갈 생각입니다. 제가 떡볶이를 얼마나 좋아하게 되었는지 아시겠죠? 단언컨대, 떡볶이는 길거리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입니다.

북한에는 한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인 떡볶이, 호떡, 어묵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사람들도 길거리 음식을 즐겨 먹습니다. 인조고기밥이나 기름튀기, 두부밥, 순대가 대표적인 북한의 길거리 음식입니다.

가장 대중적인 길거리 음식은 인조고기밥입니다. 인조고기는 콩 찌꺼기를 가공해서 만든 음식인데 남한에서 콩고기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한 음식입니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극심했던 경제난과 식량난 속에서 북한 주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콩 찌꺼기와 콩 껍데기를 모아 인조고기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고, 점차 북한 전역에 보급되었습니다. 언뜻 보기에 인조고기는 남한의 어묵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여기에 밥과 매운 양념을 함께 해서 먹으면 매콤달콤한 맛이 납니다.

기름튀기는 남한에서 파는 튀김과 비슷한 길거리 음식입니다. 새우나 고구마 같은 내용물이 들어 있지는 않고, 밀가루 덩어리를 뜨거운 기름에 넣어 튀긴 음식입니다. 두부밥은 남한에서 파는 유부초밥과 비슷한 맛이 나는데, 유부초밥과 달리 매콤한 소스를 위에 뿌려서 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북한의 순대와 남한의 순대는 약간 다른데, 남한의 길거리 순대에는 보통 당면만 들어있지만 북한의 순대는 쌀 반죽과 시래기를 돼지의 생피에 버무려서 재료로 씁니다. 길거리에서 팔기도 하지만 두부밥이나 인조고기밥만큼 보편화된 길거리 음식은 아닙니다.

남한의 길거리 음식 중 떡볶이와 호떡은 제 입에 잘 맞지만 아직 어묵 맛에는 적응이 잘 안되네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제가 떡볶이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 것처럼 언젠가는 제가 어묵을 좋아할 날도 오지 않을까요?

통일이 되면 떡볶이와 호떡, 어묵과 같은 음식들은 북한 사람들에게 낯설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인조고기밥이 한국 사람들에게 생소한 길거리 음식인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언젠가 통일이 되어서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서로의 길거리 음식들을 맛보며 하나가 되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질문이 있으면 ask@nknews.org로 이름과 사는 도시, 그리고 질문을 적어 보내주세요. 가장 흥미로운 질문을 채택하여 답해드립니다.

글쓴이 김유성은 2005년에 함경북도 길주를 떠났습니다. 메인 이미지의 출처는 wikipedia입니다. 영문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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