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사람에게 물어보세요: 공중 목욕탕도 있나요?

4층 건물에 편의시설 갖춘 초대형 한증탕도 있어

Je Son Lee, 2017년 02월 17일

매주 NK뉴스 편집국은 북한 사람에게 독자들의 질문을 전한다. 우리가 잘 모르는 나라에 대해 배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오늘의 질문: 북한에도 공중 목욕탕이 있나요?

당연히 있다. 북한에서는 ‘공중목욕탕’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한증탕’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과거 70년대나 90년대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2000년대부터 ‘한증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의 찜질방과는 다르다. 한국의 찜질방은 온열방, 냉열방, 소금방, 수면실, 식당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 있지만, 북한의 한증탕은 목욕하는 용도로만 사용된다.

물론 아닌 곳도 있지만, 대부분 한증탕은 남자 대중탕, 여자 대중탕, 독탕, 부부탕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독탕과 대중탕, 부부탕이라고 해서 내부적 차이는 없다. 단지 넓고 좁음의 차이로 나뉜다. 대부분의 한증탕의 경우 두 칸으로 나뉘어 있는데, 한 칸은 땀을 뺄 수 있도록 가열된 방이고, 남은 칸은 땀을 배고 나와 씻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아무래도 한증탕은 여름보다는 겨울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겨울에는 워낙 장작값이 비싸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을 덥히기에는 경제적으로 무리가 있어 대부분 한증탕들이 찬물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 남포시의 룡강온천스파 입구. | 사진=uritours

 

물론 숨을 못 쉴 정도로 가열된 방에서 땀을 쭉 뺀 뒤 찬물에 냉수마찰을 하는 것도 좋지만, 호흡기관이 안 좋은 사람들에게는 지옥이 따로 없다. 심장병이 있다던가 하는 이유로 더운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사람들은 땀이 날 정도로 앉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는 별로 적합하지가 않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히도 더운물이 제공되는 한증탕이 드물게 있기도 하다.

한증탕은 일반인들이 장사를 목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국가로부터 허가를 받은 식당들이 한증탕을 함께 운영하기도 한다.

보통 일반인들이 한증탕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장작으로 방을 덥혀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꽤 들지만, 식당과 같이 공공기관에서는 전기를 사용해 운영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운영하는 한증탕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탕 안의 인테리어는 개인이 운영하는 곳보다 예쁘지 않다.

개인들은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많은 투자를 하지만 식당과 같은 공공기업들은 국가에서 언제라도 그만두라면 바로 그만두어야 하기 때문에 투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때밀이 서비스 같은 경우에도 아직은 조금 낯선 문화다. 한증탕을 이용하는 값만 하더라도 엄청난데 거기다 때밀이 서비스까지 받을 것 같지는 않다.

보통 한증탕을 가는 경우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함께 가므로 굳이 때밀이 서비스가 아니어도 친구들 사이에 서로 등을 밀어주는 문화가 더 익숙하다. 북한의 다른 지역들에서는 때밀이 서비스가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경험한 적이 없어 사실 여부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북한에서 사람들이 한증탕을 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순전히 목욕하러 가는 사람들도 있고 다이어트를 위해 가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들어 미의 기준이 마른 정도와 비례하면서 북한에서도 다이어트가 엄청나게 유행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간부 배’라고 해서 배가 나오고, 살이 찐 사람들이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살찐 사람들을 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 불룩하게 나온 배가 부의 상징이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다이어트 목적으로 한증탕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성공한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나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외모에 관심이 생겨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한증탕을 간 적이 있지만 1주일을 채 넘기지 못하고 실패했다. 말이 쉽지 숨 막히는 좁은 공간에 몇 시간씩 앉아 있는 일은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다. 그 이후로 한증탕에 거의 간 적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북한 지역에 있는 모든 한증탕이 그런 것은 아니다. 동네마다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우연한 계기로 다른 지방에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경험했던 한증탕은 한국 찜질방보다도 훨씬 대규모였다. 목욕탕 이름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짧은 기억으로는 3~4층 건물 전체가 목욕탕으로 사용됐는데 찜질방, 안마방, 수영장, 식당, 당구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들이 집합돼 있었으며, 바(Bar)처럼 꾸며 놓고 생맥주나 다양한 술들을 잔으로 팔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국에 온 이후로도 그 목욕탕처럼 잘 꾸며진 한증탕은 거의 본 적이 없을 만큼 거창했으니, 당시 내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어린 마음에 될 수만 있다면 그 목욕탕을 통째로 들어다가 우리 동네에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한증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집에서 하는 ‘함지 목욕’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한증탕을 가려고 하지 않는다. 한겨울에 수도관이 얼어붙어 물이 없다거나 혹은 여행이나 힘든 일을 마친 뒤 급하게 목욕이 필요한데 상황이 안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증탕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몇 년 전부터는 중국에서 북한 주민들을 겨냥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집에서 한증을 할 수 있는 ‘목욕 주머니’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비닐로 만들어진 목욕 주머니를 천장에 매달고 그 아래에 욕조만큼 큰 대야에 더운물을 받아 넣으면 수증기가 주머니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한증 효과를 낼 수 있다.

한증탕은 많은 사람이 사용하다 보니 위생상태가 별로 깨끗하지 못하지만, 집에서 목욕 주머니를 사용하면 가족 이외에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시간적 제약도 없기 때문에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 무엇보다 한 번 사면 몇 년은 잘 쓸 수 있고 가격도 싸다.

또, 더운물 온도에 따라 주머니 안의 증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숨 막히는 한증탕보다 훨씬 좋다. 물론 목욕이 끝나고 뒷정리를 하는 일이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증탕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았다.

최근에는 한증탕에 대한 문화가 많이 바뀌었을 수도 있겠지만 2008년까지만 해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한증탕 문화가 보편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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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Adam West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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