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가?

중국의 사드 반대는 동아시아 지배권을 향한 야욕이다

Daniel Pinkston, 2017년 03월 13일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 과정은 잘 정리되어 있다. 2016년 초 한미 양국이 사드 협상을 시작한 이후 중국의 반대는 거세졌고 2016년 7월 배치가 결정되자 중국의  수사는 한층 강화되었다.

2016년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및 수차례의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최근 김정남 암살에 VX 신경작용제를 사용한 일련의 행위는 한국인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고 사드 배치를 가속화하는 데 일조했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곧 시험 발사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2월 12일 새로운 미사일 발사 시스템인 북극성 2호를  시험 발사함으로써 3월 6~7일 밤 첫 사드 부품이 한국에 공수하되기에 이르렀다.

우연의 일치 일 수도 있으나 조선인민군이 주일 미군기지 타격용 미사일 훈련을 진행한 지 하루도 채 지나기 전의 일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신속하면서도 불균형했다. 북한이 6일(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미사일 3기를 발사했으나 중국 국영 매체 글로벌 타임즈(Global Times) 등은 한국을 비난하기 바빴다. 중국 정부는 한국으로의 단체 관광을 전면 금지했으며 한국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 롯데는 중국에 87억 달러(한화 약 9조 원) 를 투자했음에도 한국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강경책의 숨은 의도

사드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한 중국의 발언과 대응은 비합리적이고 부당하게 느껴진다.  중국이 국가적 이미지와 위상을 실추시키면서까지 사드 배치에 대해 과잉 반응을 보이며 한국에 위협을 제기하는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중국의 군사전략가들과 인민해방군 전문가들은 사드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고 사드와 그 레이더가 중국의 국가 안보와 전략적 억지에 위협이 안 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중국이 협박하는 숨은 이유는 사드가 아니다. 사실 사드에 대한 중국측 반응은 중국이 샌프란시스코 체제(1951년 일본과 연합국 간에 맺어진 평화조약인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에 의하여 설계된 국제질서)가 종식될 경우 동아시아 안보구조를 흔들고 새롭게 재편하고자 애쓰는 과정을 집약해서 보여준다.

중국의 구상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 기지가 사라지고 한국, 일본 등 이 지역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 사이의 양자 안보 조약도 없는 상태를 지향한다. 중국은 사드 그 자체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와 이웃국가들과 미국의 안보 협력에 반대하는 것이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철수하면 중국은 독자적인 중국 주도 체제를 형성해 주변 국가들을 ‘ 분할통치’ 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다자간 안보 협력 체제가 아닌 중국이 주도하는 지역 패권 체제가 형성될 것이다.

이는 중국이 바라는 바이지만, 한국과 다른 중견국들에게는 최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선의 선택지라 할 수 없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격렬하게 비난하면서도 사드를 대신해 한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만한 합당한 수단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중국은 명시적으로는 아니지만 미국이 물러난 후 중국과 한 배를 타자고 암시하고 있다.

이는 곧 남중국해가 중국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인민해방군 해군이 다른 군도의 해역까지 장악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경우 대만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대만 사람들이 원하는 바와 무관하게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로 편입되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된다.

8일 한국에 도착한 사드|사진=주한미군

 

20년 전 아시아 금융 위기가 닥친 이후 동아시아인들은 지역 내 미국의 역할에 의문을 품어왔다.  클린턴 행정부가 1997년 7월 태국 바트화 붕괴로 시작된 금융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부시 행정부는 범지구적 태러와의 전쟁에 집중하느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중요한 문제들을 무시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로의 선회(pivot to Asia)’정책을 실행하며 이 문제를 바로잡으려고 했으나 스스로 초래한 실수로 인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지위는 약화됐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에 우호적이든 적대적이든 막론하고 현 미국 정부가 대외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철회하면서 미국은 더 이상 경제 협정에 관심이 없다고 암시하며 사실상 중국에 통치 권한 및 책임을 양도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트럼프의 TPP  무효화는 미국의 최대 전략적 실수로 판명될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의 관성에 따라 명목상으로나마 동맹국들과의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조약체제는 지속 가능할 것인가? 미국과 동아시아 간의 포괄적인 안보 조약과 긴밀한 경제 관계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대부분은 동아시아에 무관심해 보인다.  최소한 미국의 문화적, 인종적, 종교적 유대관계는 동아시와의 안보 및 경제 협력에 상응하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동아시아에 대한 뉴스 보도와 정치적 논의는 대체적으로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동아시아 문제는 미국 대선 공약의 주제가 아니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다음 주 일본과 한국,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미 국무부는 고위급 주요 자리가 공석인 상태라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 방문이 좋은 결과를 내길 바라지만 현 상황에서는 최고로 유능한 지원 팀을 갖춘 외교관이라도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은의 경험이 부족한데다 백악관이 ‘ 작은 정부’를 목표로 하므로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국 행정부가 혼돈 속에서 기괴한 음모론에 휩싸여 신고립주의를 바탕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치고 있는 와중에, 중국은 이 흔치 않은  상황을 동아시아 내 미국 동맹체제를 전복하고 ‘중국 패권주의’를 되돌릴 기회로 삼고 있다.

만약 한국이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고 사드 배치를 철회한다면 미국이 안보 협정을 이행할 능력은 감소할 것이고 한국은 강압에 더 취약해지게 될 것이다.

미국이 안보 협정을 이행하지  못하고 동맹국에 대한  확장된 억지력을 제공할 수 없다면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종말이 시작될 수 있다. 미국이 더이상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를 보장해 줄 수 없게 된다면, 이 지역 중견국들은 중국에 맞설 연합 체제를 구성하느냐, 아무런 대항을 하지 못하고 중국의 패권주의적 통치 체제에 편승해야 하느냐를 놓고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다.

 

번역: 김서연 기자 seoyeon.kim@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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