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북한문제에 의견일치를 이룬 이유

북한의 도발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미 의회에 드문 통합의 기회 제공

Dennis Halpin, 2017년 08월 02일
미국 의회가 최근 건강보험제도 개혁에 실패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에 나서려고 하면서 오랫만에 단호하고 통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상원은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는 전쟁에 상응하는 행위라고 반복하는 북한의 공개적인 위협에도 불구하고 27일 행정부의 대북제재 권한을 대폭 확대한 대북제재법을 포함해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묶은 패키지 법안을 찬성 92표, 반대 2표라는 드물게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 패키지 법안 중 북한 부분은 하원의 주장으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원은 지난 5월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대표발의한 강경한 대북 법안  ‘대북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을 통과시켰고 이 법안이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야 법률로 확정되는 이 법안은 약 10여년 간 중단되어 있는 다자 협상(6자회담)을 재개하고자 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시도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새로운 대북제재는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업체들도 제재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개성공단을 재가동 하려는 한국 정부를 효과적으로 입막음 할 수도 있다.
미국 의회 관계자들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특히 지난달 28일에도 강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보다는 최근 북한이 억류했던 미국인 오토 웜비어가 북한의 비인간적인 대우로 인하여 미국 송환 직후 사망한 사건이, 의원들이 북한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7월28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영상

 

미 의회의 대북정책은 다른 많은 쟁점들처럼 선거구민들의 우려를 반영한 경우가 많다. 의회 관계자들은 지난 달 4일 북한의 ICBM 발사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춘 의도적인 도발이라해도 많은 의원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사석에서 밝혔다. 북한이 올해 계속해서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서면서 한 번 발사에서 오는 충격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 확산에 대해서 점증하는 우려를 표명하는 선거구민들이 많은, ICBM의 직접 영향을 받는 주 출신 의원들 때문에 북한에 대한 대응은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지난 달 26일 “미국은 2018년 초면 북한이 실제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ICBM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이같은 예측은 최신 첩보에 정통한 미국 관리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사거리?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김정은이 미국 알래스카, 더 나아가 하와이를 직접 타격할 미사일 성능을 갖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미국 의회의 우려는 크게 증가했다. 알래스카주를 지역구로 둔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의 경우 지난 달 4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알래스카 선거구민들을 향한 메시지를 올렸다. 이 메시지에서 설리번 의원은 미사일 방어 능력을 높이고 미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국방수권법(The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개정안을 발의하여 상원 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사일방어체계가 해답이라면 최근 하와이 해안에서의 미사일 실험 결과는 전혀 안심할 만하지 못했다. AP통신은 지난 6월21일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하와이 인근에서 탄도미사일 요격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는 보도를 했다.

이 실패는 당시 미국이 일본 국방성과 미사일 요격실험을 하던 중 일어났다. 미국과 일본은 공동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쏘아 떨어뜨릴 수 있는 요격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기술에 투자해 왔다.

새 대북제재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 Gage Skidmore

 

캘리포니아 공무원들 역시 주민들이 감지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조치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즈는 지난 달 25일 “피난과 엄호(duck and cover):  북한 핵 공격에 대비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 부서 공무원의 말을 인용하여 “우리는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감시하면서 여기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지를 평가하는데 북한도 물론 감시 대상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방사능 낙진 대피소를 개선하는 법안을 준비하는 하와이의 사례도 소개했다. 또한 기사는 캘리포니아주 벤추라 카운티가 253쪽에 달하는 핵 대응 계획을 발간하여 “방사능 낙진에서부터 시체 처리에 이르는 관련 사안을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공포스러운 책자이며 분명 의원들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다.

 

사무치는 교훈

알래스카주와 하와이주, 캘리포니아주 출신 하원의원들이 태평양에서의 북한의 잠재적 핵 위협에 점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 미 의회 전체는 북한 당국이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미국인에 대한 영사 접견을 대리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의 접촉도 불허한 채 1년 넘게 억류한 충격적인 사건에 관심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웜비어는 미국으로 귀환하여 부모의 품으로 돌아간 지 일주일 만에 숨졌고 미국 전역에서 방영된 그의 장례식은 특히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주와 그가 대학을 다녔던 버지니아주 출신 의원들에게 영향을 크게 미쳤다.

오하이오주 출신 롭 포트먼 상원의원은 웜비어 가족을 도우면서 북한의 행위를 규탄하는데 앞장섰으며 탐 개럿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은 이 사건 이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라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대부분 예전부터 북한의 참혹한 인권상황에 대하여 알고 있었으나 미국인 젊은이의 죽음은 그동안 통계수치만으로는 전달되지 못했던 절실한 메시지를 전했다.

북한에 1년 넘게 억류되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6월 숨지면서 미국 의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진=조선중앙방송

 

북한은 미국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면서 북한 체제의 존속을 위협한다면서 끊임없이 미국에 보복 위협을 가했다. 북한의 선전물 문구와 전단, 영상들은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의사당을 미사일로 타격하거나 수소폭탄으로 뉴욕 맨해튼을 잿더미로 만들 능력이 있다고 위협해 왔다.

과거에는 이런 모든 위협이 북한의 허세나 과장으로 치부되고 말았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미사일과 핵 실험에 성공했다는 보도로 힘을 얻으면서 김정은은 지난 달 4일 미사일 시험발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격려하는 공식 행사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7월4일 미사일 실험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가 대북제재를 내놓을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성공적인 시험발사는 미국이 분별 있게 행동하지 않을 경우 북한이 미국 본토의 중심부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는 의지와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미국은 눈부신 성과를 이룬 북한의 전략적 위상에 대하여 재고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 기댄다면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전적인 언어

김정은은 의심할 여지 없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통해 미국 뿐만 아니라 거의 국제사회 전체에 대항하며 정권 유지를 보장받으려는 목적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

북한이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는 우를 범한 사담 후세인이나 무아마르 카다피에게 미국이 한 것처럼 북한에 개입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핵 보유국으로 자처하는 북한이 애써 획득한 WMD를 스스로 포기하는데 동의할 리는 없다.

김정은은 적어도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잠재적인 북한의 핵 영향 하에 둠으로써 판돈을 크게 키우고 향후 미국의 정책적 선택지를 제한하고 있다. 김정은은 미국이 서울이나 도쿄를 보호하기 위해 앵커리지나 호놀룰루를 희생시키지는 않으리라는 점을 간교하게 계산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김정은의 최근 도발은 마비상태에 있던 미국 의회를 일깨우는 역할도 했다.

 

번역: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NK뉴스 한국어판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

NK뉴스 한국어판 트위터 계정 바로가기

 

사진= Martin Falbisoner

대북 관련 소식을 매일 Daily Update를 통해 받아보세요

NK News의 Daily Update를 구독하시고 매일 아침 대북 관련 소식들을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