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제재하는가

미, 러시아를 대북정책 협력국 아니라고 판단 시사

Anthony Rinna, 2017년 06월 12일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의 지속되는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기 위하여 한층 강화된 제재 조치를 지난 1일 발표했다. 최근에 시행된 제재는 미국 행정명령 13382호, 13687호 그리고 13722호의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

앞서 행정명령 13722호에 의해 모스크바에 주재하는 북한 은행 관계자 두 명이 제재 목록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해외자산통제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러시아 기업 아르디스-베어링스를 직접 제재했다. 미 재무부는 아르디스-베어링스의 이고르 미추린 대표도 함께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다.

 

러시아의 대응

당연히 러시아 정부는 미국의 최근 조치에 불만을 표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는 미 재무부의 대러시아 제재가 “파괴적”이고 “무익하다”며 공공연히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입장 변화와 대러 제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러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 중이지만, 미국이 러시아 기업 및 개인을 제재하면 상황이 악화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러 제재는 미국 하원에서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H.R.1644)’이 통과된 시기와 맞물려 시행됐다. 이 법안에 따라 미국은 지목된 중국과 러시아의 항구에서 이루어지는 북한의 상업 활동을 감시하게 된다.

미국의 최근 대러시아 정책은 한반도 안보 문제를 둘러싼 관련국들 간의 흥미로운 역학관계를 시사한다.

미국 ‘민주주의방어재단’의 앤서니 루기에로 수석연구원의 지적대로 북한과 연계된 업체나 조직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최근 제재들은 중국보다 러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완화되었지만, 아직 미-러 관계의 개선을 위한 방안은 구체화 되지 않았다.

 

왜 중국이 아닌가?

미국이 중국이 아닌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은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미국이 러시아를 중국 대신 북한의 주요 무역상대국으로 인식한다는 가정이다. 따라서 미국은 러시아 기업을 제재하는 것이 더 실효성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상당히 의심스럽다. 중국이 북한과의 협력을 축소하는 상황에서 북-러 협력이 많은 주목을 받고는 있으나 무역이나 외교 관계에 있어 북-중 관계보다는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더 그럴듯한 설명은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저지에 동참할 협력국으로 러시아보다 중국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은 중국 기업이나 개인에 제재를 가함으로써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의 입장에서 성가신 존재일 수 있다. 러시아가 북한을 돕지만 북한의 무기 개발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러시아 기업을 제제하면 북한의 무기 개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보면서도, 이러한 제재가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미-러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

호주국립대의 레오니드 페트로프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중국의 태도 변화, 더 나아가 중국이 직접 대북제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북-러 관계가 우호적인 가운데 시행된 미국의 제재로 미국 대북정책의 일정한 연속성을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은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러시아를 건설적인 협력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점점 가까워질 경우, 미국의 조치가 어느 정도까지 북-러 관계를 오히려 끈끈하게 결합시킬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미국은 대러 제재로 결코 북한을 고립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번역: 김서연 seyeon.kim@nknews.org

편집: 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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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진 = Kremlin.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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