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한-중 협력과 대북정책 전망

세종연구소 이성현 연구위원, 한-중 관계 회복 강조

Seoyeon Kim, 2017년 05월 13일

지난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 한반도에서 긴장이 수개월째 고조되는 상황에서 임기를 시작하는 문 대통령은 복잡한 균형외교 전략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고 개성공단 재개 등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들은 대북 강경책을 고수하는 미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의 관계도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은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다소 갈등을 빚었다. 특히 지난 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의 국내 배치가 결정되면서 한-중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계속되면서 중국의 계속적인 북한 지원에 대한 한국의 불만도 커졌다.

새롭게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대선을 치르기 2주 전, NK뉴스는 세종연구소 이성현 연구위원과 아시아 패권국가를 향한 미-중 간의 갈등, 북핵,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 트럼프의 불확실성 그리고 중국의 사드 보복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에 대해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사진=청와대


NK뉴스: 지난 2월 중국은 2017년 남은 기간 동안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해 적잖은 충격을 불러왔다. 중국이 그러한 조치를 취한 의도가 무엇인가?

이성현 연구위원: 중국은 지난해 11월 통과된 유엔 결의안 2321호를 준수하여 북한산 석탄 수입량을 제한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작년 12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제재를 무시한 채 상당량을 수입해 2월 들어 2017년의 상한선에 도달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잠정 중단한 것은 유엔 안보리 상

한선에 근접했기 때문이지 북한에 대해 갑작스럽게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니다.

NK뉴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 협력할 것인가?

이성현 연구위원: 중국에게 북한은 아태지역에서 전략적 요충지다. 베트남은 이미 친미주의로 돌아섰고 미얀마 또한 서서히 자본주의화되고 있다. 북한은 중국과 함께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안정,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한반도 3대 원칙을 10년 넘게 견지해 왔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지만, 사실상 중국은 북핵을 묵인하고 있다. 북핵이 한·미·일 동맹국을 겨냥하지 중국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 및 미사일 도발 행위를 불편함, 소란 정도로 여길 것이다.

NK뉴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결과는 무엇인가?

이성현 연구위원: 핵무기 자체는 미국에게 위협의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북한의 ICBM 기술이 실용화 되고 트럼프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적이라고 느끼는 순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충분히 공습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는 워싱턴 학자들 사이에서 김정은보다도 더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처드 닉슨의 ‘광인 이론’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핵화보다 핵동결 협상이 더 현실적이다. 윌리엄 J.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어느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개발을 저지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핵무기는 북한의 생존 전략이다.

중국은 정치적인 이유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는 못해도 실제적으로는 핵 보유를 묵인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대북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계속 주장한다면, 상황의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 양측이 더 이상의 핵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핵동결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대선을 앞두고 아리랑TV에서 북한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사진=아리랑TV, Youtube


NK뉴스: 지난 몇 개월간 국내 기업에 대한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성현 연구위원: 사드 문제의 본질은 아태지역에서 미-중 간의 전략적 불신과 전략적 균형에 있다. 사드 배치는 미국의 외교·군사 정책의 중심축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는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은 이를 견제하는 것이다.

남중국해 논쟁도 이와 관련된 문제다. 중국은 지난 2010년 남중국해를 ‘핵심이익(Core Interest)’으로 선포했으며 남중국해는 시진핑의 ‘일대일로’ 정책의 핵심 기지다. 미국과 중국은 아시아 패권 국가의 지위를 양보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사드 배치로 중국의 아시아 패권 장악을 견제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사드는 한·미·일 군사 동맹 체제와 더불어 위협적 장애물이다. 양국이 아시아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을 멈추지 않는 이상, 긴장은 심화되고 북한의 핵 개발도 계속될 것이다.

NK뉴스: 한국은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이성현 연구위원: 사드 배치 철회는 한-미 관계를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국격도 하락시킬 것이므로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최선의 해법은 정상회담이다.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체계일 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밝혀 중국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또한, 1포대만 배치하고 더 이상 늘리지 않는 것도 중국과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긍정적인 사실은 중국이 문 대통령을 선거 전부터 선호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이익을 확보하는 민첩하고 존재감 있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 그것은 미중 사이에 기계적인 ‘등거리외교’를 의미하지 않는다. 한-미 동맹은 굳건히 유지하면서 중국과는 경색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공식적으로 ‘동맹관계’를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맺고 있다. 후자는 동맹보다 중국 기준에서 두세단계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공식적인 관계에 여러 단계가 있는 것은 이유가 있다. 국제관계에서 이러한 공식적인 관계를 존중해 주는 것이 한국이 원칙 있는 외교를 펼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NK뉴스: 한반도 통일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성현 연구위원: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사용하는 유연한 대북정책을 펼쳐야 한다. 동시에 한반도 통일이 미국과 중국에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강조해 강대국들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는 한반도 통일 후 국경지대 길림성, 랴오닝성, 헤이롱장성 등지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현재 중국-북한의 국경지대는 안보 위기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해 심각하게 낙후돼 있다.

미국에는 북한의 방대한 지하 자원에 대한 공동 개발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흡수통일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통일 후 한반도 전체가 자유주의 진영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미국의 이익을 강조할 수 있다.

이렇게 강대국들에 주도적으로 인센티브를 제시해가며 통일의 가능성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메인 사진=문재인 페이스북

 

편집: 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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