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무력 공격 논의 강화돼

한반도 내 무력 충돌 가능성 수십년래 최고조

Andrei Lankov, 2017년 03월 10일

지난 달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하고 돌아오며 걱정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미국의 학자, 전문가 그리고 관료들과의 대화를 하며 한반도에 곧 심각한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물론 신중히 접근해야 하므로 이름이나 기관명을 언급하지는 않겠으나, 1990년대 초반 이래 최초로 미국 정책결정자들과 참모들이 대북 무력공격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거의 없다. 1990년대 초 제1차 북핵위기 때도 무력공격에 대한 논의의 수위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그간 대북 협상과 제재가 전혀 통하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지금 무력 공격을 강조하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유일하게 남은 방법은 무력 대응이다.

 

쉬운 선택은 없다

20년이 넘도록 미국은 큰 보상을 약속하며 북한과 비핵화에 대하여 협상하거나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도록 압박해 왔다. 당근과 채찍 둘 다 효과가 없었고, 시간이 지나며 이 사실은 더욱 분명해졌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 하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핵무기 전면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북한이 ICBM 개발을 완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한 기술이 최근 몇 년간 놀라운 속도로  발전한것으로 보아,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공학자들이 머지 않아 ICBM을 제조해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김정은은 ICBM이 올해 완성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 다음으로 미국 본토를 핵탄두로 타격할 수 있는 세 번째 국가가 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지, 아니면 무력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파괴하려고 할지 여부다.

미국의 이전 정권들은 비무장지대(DMZ) 바로 아래에 위치하여 중화기로 무장한 북한 포격 부대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서울이 반격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무력 사용을 삼가왔다.

또한 미국의 무력 조치로 북한이 서울에 보복할 경우 한국이 압도적으로 반응하여 2차 한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트럼프의 불확실성

위와 같은 우려로 미국의 전 대통령들은 무력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일까?

트럼프는 세계 평화나 미국 동맹국들의 안위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보다 미국의 안보와 복지를 훨씬 중시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 트럼프의 눈에 동맹국들은 감사한 줄 모르는 무임승차자일 뿐이다.

물론 트럼프만의 독특한 특성을 과대 평가해서는 안 된다. 현실의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트럼프의 개인적 성향이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고위 외교관을 지낸 한 인사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라도 북한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았다면 군사 행동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사적인 자리에서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까?|사진=DoD

 

그는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됐더라도 무력 공격이 진지하게 논의됐을 거라고 확신했다. 또한 그는 힐러리라도 북한의 핵 위협만 제거할 수 있다면 2차 한국전쟁을 치르는 위험마저 감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으나, 두 나라 모두 핵 전쟁을 일으킬 만큼 비합리적이고 무책임하게 보이진 않는다. 반면 북한은 ‘비합리적 정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미국 대통령 측근들은 언론에서 묘사하는대로 북한을 기이하고 예측불가능하며 믿을 수 없는 핵무기 보유국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무력 사용은 북한이 사정거리 7~8천 km을 능가하는 ICBM을 시험 발사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을 경우에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만약 그러한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무력 공격은 현실적으로 가능해진다.

 

전면전은 안 된다

그럼에도 미국  정책결정자 누구도 전면전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무력 공격은 발생하더라도 발사대와 발사 시설에 대한 공격 또는 발사 직후의 미사일 요격 등 등으로 최소한도로 제한될 것이다 (특히 미사일 요격은 북한 영토에 대한 공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아 고려해 볼 만한 선택이다).

일각에서는 미군이 북한 영토 내 군사적 목표물을 타격한다 해도, 북한이 조용히 넘어갈 여지를 주기 위해서는 공격을 공개적으로 하지 말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 의회가 북한에 비밀 공습을 할 가능성도 있다.|사진=gregwest98

 

이러한 견해는 이스라엘 공군이 2007년 시리아 핵 연구소를 파괴해 핵 개발을 불능화시킨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이스라엘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공격 사실을 인정했으나 그 때도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미 행정부 내 낙관주의자들은 공격이 비공개로 이루어질 경우 한반도에서 전면전은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ICBM을 곧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현재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미 강경파의 주장이 결과적으로 실현될 지는 속단할 수 없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정부측이든 외부에 있든 대부분 어떠한 군사적 움직임에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미국 외교 전문가는 무력 공격이 시행될 확률이 20% 정도로 낮다고 추정하면서도 여전히 진지하게 고려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미 국무부와 국방부 내의 많은 실무자들은 수년 간 공식적으로 금기시 됐던 ‘핵 동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게 하면서도 이미 생산된 것은 유지하도록 허용하면서 정치적으로 양보하고 대규모 원조를 제공하게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방법은 정당한 분노를 지닌 사람들에게  ‘협박범의 요구를 들어주는 일’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미국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불완전한 세계에서 약간의 결함 있는 선택지도 인정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가능한 대안들 중에서 그나마 납득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다.

어쩌면 온건한 견해가 결국 우세하여 미국 정책의 초점이 비현실적인 비무장 추진에서 보다 현실적인 군비 통제로 바뀔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난국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직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 특성과 정치적 신념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무력 충돌의 가능성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1960년대 후반 이래로 그 가능성은 가장 높아졌다.

 


번역: 김서연 기자 seoyeon.kim@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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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진: 워싱턴 D.C.의 해질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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