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오바마의 대북정책 실패로 얻은 것들

미, 제대로된 협상 못하고 정권이양 시간만 벌어줘

Maria Coduti, 2016년 11월 03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7년 첫 번째 선거활동 당시 소위 ‘불량 국가’의 지도자들을 기꺼이 만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국이 새로운 양자 관계를 위해 북·미간 양자 대화를 추진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북한 정권에게 심어주었다. 북한 정권은 미국의 보수 세력 정책들에 대해선 긴장감을 고조시켜갔지만, 진보 세력 정책들에 대해선 타협하려는 노력을 보여줘 왔다.

그러나 2009년 1월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연설은 북한의 이러한 기대를 저버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무력 사용과 관련된 태도를 바꾸는 독재 국가들에는 손을 내밀겠다고 약속했다.

북한 정권은 ‘무력 사용에 대해 태도를 바꾸라는’ 연설 내용이 마치 배신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이 연설 내용에 의하면 북·미간의 적대적인 관계 청산에 있어 미국은 이번에도 먼저 달라져야 할 쪽은 미국이 아닌 북한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에게 반복해서 이런 요구를 한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두 차례에 걸친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동안 이런 방식의 대북정책은 효과가 없는 것이 분명해졌다. 김정일은 2009년 5월 당시 새로 당선된 민주당 출신 오바마 대통령을 핵 실험으로 맞이했다. 그의 아들 김정은은 한발 더 나아가 9개월 동안 두 차례 핵실험과 여러 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

 

전략적 인내

예전 미국의 아시아 외교정책이 중국을 중심으로 흘러갈 당시, 오바마 정부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말한 “6자회담 당사국들 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한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 정책은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와 외교관계 단절이라는 압박을 하면서도 북한이 비핵화라는 결정을 내릴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릴 수 있다는 내용이다.

북한을 비핵화 회담으로 복귀시키는 것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데 대해선 어떠한 인센티브도 제안되지 않았다. 더욱이 미국은 소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 회귀 정책’(pivot to Asia)을 통해 북한의 공격적인 언행과 도발을 명분 삼아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중국과 미국이 대북 정책에서 협력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현재 패권 다툼을 하는 미국과 중국으로선 한반도와 관련된 이권에선 서로 화합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와 반대로 미국은 강경한 대북 정책을 편 한국의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아시아 재균형 전략, 한·미동맹 그리고 ‘전략적 인내’를 우선시했다.

 

북한에 바라던 효과는 무엇인가?

오바마 행정부의 선택과 그 결과는 절망적이다. 미국이 북한을 무시하면 할수록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이를 분출할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더 강력한 제재와 고립이라는 정책으로 대처하게 된다. 이는 갈수록 북한이 자신들이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도록 자극할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결의안 역시 효과가 없음이 드러날 것이다.

미국의 예상과는 달리 북한 정권은 핵 개발을 포기하지도 않았고 대북제재의 압박으로 인한 붕괴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 더욱이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은 전례 없이 높아졌는데도 미국은 ‘북한과 관련된 협상 테이블에 현재 있는 어떤 조건도 빼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 역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철저한 응징과 보복’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지도부가 전략적 계산을 달리하고, 위협에 대한 인식을 바꾸며, 또 2015년 1월 오바마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말한 ‘현재 이런 상태의 북한 정권은 언젠가 무너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할 거라 믿으면서 자신의 두 차례 임기 동안 이런 정책들을 이어나갔다.

현재 김정은의 결단과 행보들은 북한 내부가 불안정하다는 조짐으로 볼 수 없다. 오바마 행정부가 현 방식의 대북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북한 내부 붕괴 이론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북한 내부 체계’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비친다.

반면, 최종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김씨 일가가 곧 사라질 거란 추측은 북한 정권이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할 더 강한 명분을 준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미국이 북한에 한발 물러선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이유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지도부와 대화를 거부해왔다. 미국은 북한의 권력 이양 도중 정권 내부를 파악할 무척 중요한 기회를 잃었다. 또 어린 지도자인 김정은의 의도와 전략적 사고방식을 알 기회도 놓쳤다.

김정은은 불과 5년 만에 그의 출신에 대한 정당성에 기반을 둔 (핵·경제) ‘병진노선’을 시행했다. 정치 체계도 재편했다. 그리고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을 통해 김정은 자신의 권력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 이 와중에 1980년대 이래 처음으로 북한의 1인당 GNP(국민총생산)가 1,000 달러를 넘었다는 예상으로 보면 북한 경제 역시 호전됐다.

이는 이 정책에 대한 백악관의 예측과는 상반되는데 ‘전략적 인내’가 오히려 미국이 북한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바마 행정부가 확고하게 생각했던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예측할 수 없고 비이성적인 지도자가 있으며 금방이라도 붕괴할 수 있는 위태롭고 정체된 국가’란 거였다.

더불어 미국 정부는 중국이 북한을 비핵화시킬 수 있는 지렛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와 반대로 중국의 관점은 미국이야말로 북한과 다시 협상함으로써 한반도 교착상태를 끝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하고 대북정책의 틀을 짠다면 한반도와 관련해 발전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올 한해 북한은 전례 없는 규모와 횟수로 핵과 미사일 시험을 했다. 이는 미국 정부에 새로운 걱정거리를 안겨 주었다. 미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재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다.

 

실패했지만, 다시 한 번

그러나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유일한 옵션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인 2270호를 강화해 모든 허점을 막는다’는 것 외엔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예전 정책을 완전히 달라진 상황에서도 계속 적용할 것이며, 합리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이는 김정은이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고 자기 권력의 핵심인 핵을 포기하게끔 설득하는 데 실패할 것이다.

미국은 대북 문제 해결의 옵션은 다른 데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당분간 북한은 핵 보유 지위가 자국 헌법에 명시된 지금 상황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해선 이야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또 미국으로부터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협상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국립 브릭스(BRICS) 연구소장은 최근 “북한 역시 그들의 ‘전략적 인내’를 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두 대선 후보 모두 군사적 계획 역시 실행 가능한 차선책이라고 보고 있지만, 미국의 차기 행정부는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낮추고 대화하기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안보를 구축하고 위기를 경영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북한 정권과 앞으로 대화하기 위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 당사국들이 서로의 이해관계와 일정한 수준의 원칙에 동의하며 접점을 찾아가는 식의 외교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노력이 비핵화를 향한 효과적인 로드맵이 될 수도 있다.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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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Jae Park

사진 출처=Clay Gill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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