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은 왜 죽어야 했나: 전문가 7인 설문

암살의 배경 그리고 앞으로 북한에 끼칠 영향은?

NK News, 2017년 02월 15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죽었다. 그러나 이 명백한 사실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그리고 대낮에 살해한 동기는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정남은 김정은과 가까운 혈연관계지만, 오랫동안 자진 망명생활을 이어오며 북한에 거의 방문하지 않았던 그의 죽음이 북한의 현 정치적 상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북한이 이 살인을 주도했다면 한 가지는 분명하다. 김정은 정부에 있어 김정남의 존재는 뚜렷한 위협요소였다는 점이다. 왜 위협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그가 한국으로 탈북할 준비 중이었다거나 망명정부를 수립하려고 했다는 설이 돌고 있으며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다.

그의 죽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북한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NK뉴스는 다양한 북한 지도층 전문가, 전 국가정보원 차장 그리고 장기간 북한 연구가들에게서 답변을 들었다.

 

  •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 연구위원
  • 차두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위기정보상황팀장
  • 케네스 가우스: 미국해군연구소(CNA) 북한 전문가
  • 구해우: 전 국가정보원 북한 담당 기획관, 현 미래전략연구원장
  • 트리스턴 웹: NK PRO 수석 애널리스트
  • 라종일: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전 주영국/일본 대사

1.김정남 죽음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성장: 김정남은 더는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서 깊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그가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상당히 상징성이 큰 인물이었다. 스위스에서 유학하는 등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그를 김정은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북한 지도부에는 김정남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상징성 때문에 그가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존재였는데, 눈엣가시 같은 존재를 이번에 극단적인 방식으로 제거한 것이다.

트리스턴 웹: 김정남 죽음의 의미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먼저 누가, 왜 김정남을 죽였는지를 알아야 한다. 증거도 없이 북한의 소행일 것이라고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것은 북한을 연구하는 집단의 일반적 분석 기준으로는 낮은 수준일 것이라는 우울한 현실을 반영한다. 사실과 추측, 편견은 신중하게 구별해야 한다. 현재 알려진 정보만으로는 누구의 소행인지 확신할 수 없고, 따라서 살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단정할 수 없다.

차두현: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지고 중국과 모종의 갈등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체제 변혁의 위험성을 인지했을 수 있다. 이 경우라면 김정은은 같은 혈통인 그의 이복형을 경쟁자로 여겼을 것이다. 당내에서 김정남이라는 변수의 오용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 김정은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브루스 베넷: 당연히 모른다. 북한에서 일어나는 다른 많은 일처럼 북한의 지도부는 김정남에 대항하는 방침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체제가 김정남 피살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렇다면, 미래 어느 시점에 김정은이 물러나고 김정남이 지도권을 잡게 될 논란을 제거하기 위함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북한의 왕조 승계와 김정은에 대한 비판적 발언 때문에 암살됐을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은 그의 리더십에 가해지는 비판을 제압하고 싶어하며, 이번 피살로 다른 북한 사람들에게 그에 대한 비판적 발언에 따르는 대가가 무엇인지 보임으로써 비판을 막으려 했을 수 있다.

케네스 가우스: 이번 암살은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 강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는 신호다. 그는 그의 권력을 보장해준 중요한 인사들의 배후를 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희는 북한 체제 내에서 김정남의 보호자였다. 이제 김정은은 그 인맥 구도의 개개인을 추적할 만큼 대담해진 것으로 보인다. 김원홍 또한 그 인맥 구도의 구성원이었다. 이외에 그 동기를 설명하는 다른 이론도 있다.

 

2. 김정남의 죽음이 북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

라종일: 김정남이 죽었든 아니든 북한 권력 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김정은은 이미 자신의 권력 지배 구조를 확고히 수립했다. 현재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이외의 선택지가 없다. 그러므로 그의 죽음이 북한 현 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본다.

차두현: 최근 김원홍 해임과 국가보위성 검열은 북한 내에서 모종의 정변 시도가 사전에 발각됐는데 국가보위성에서 이를 더 빨리 알아내지 못한 것 때문에 철퇴를 맞은 것일 수 있다. 만약 누군가 정말 김정은을 몰아낸다면 지도자 대체재는 백두혈통인 김정남이다. 만약 2~3월 중으로 몇몇 주요 엘리트가 사라지거나 그들의 지위에 어떤 변동이 있다면 정변모의가 김정은에 의해 사전에 발각됐을 가능성이 있다.

트리스턴 웹: 김정남의 죽음이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그의 암살을 북한이 지시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북한 당국은 김정남의 시신을 본국으로 이송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그의 죽음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한 문제다. 국영 방송에서 그의 죽음을 보도할 것인가? 추도식이 치러질 것인가? 이런 문제는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는 중요한 암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써는 단정하기 이르다.

정성장: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이 계속 테러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따라서 북한이 앞으로 더욱 심각하게 고립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 김정남이라는 눈엣가시를 당장 제거했지만, 미국 의회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을 다시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사건은 북한의 이미지를 상당히 손상한다. 이번 암살로 인해서 북한은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김정남을 친중 성향의 인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정남은 베이징,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면서 중국과 연락을 유지했고, 중국은 김정남이 김정일 아들이며 끊임없는 피살 위협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보호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나, 중국이 김정남을 김정은 정권의 대안으로 보고 있었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브루스 베넷: 북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김정남은 평양에 살지 않았고 북한 내 주요 인사도 아니었다. 영향이 있다면 중국에서 나타날 것이다. 중국이 실제로 김정남을 보호하고 있었다면 중국은 이에 실패한 것이고 이는 꽤 큰 문제다. 김정남 암살은 한국과 일본 만큼이나 중국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북한 미사일을 발사 며칠 뒤 일어난 사건이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지 못했으니 며칠 사이에 두 가지 큰 실패를 겪은 것이다.

구해우: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다. 김정남은 현재 북한 정부 구조 및 지배 체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3. 암살의 배경을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나?

차두현: 김정남이 아마도 망명을 시도한 것과 가장 관련이 있다고 본다. 만약 이 시점에서 김정남이 망명이라도 한다면 북한 정부에 상당한 수치다. 또한, 그가 망명한다면 다른 나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기 위해 ‘악용’될 수 있다. 김정남은 보통의 권력 엘리트가 아니라 북한 통치 가계의 최정점에 있는 한 명이다. 그의 망명은 김정은이 묵인하기에 상징성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제거’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라종일: 김정남이 죽었다면 그의 죽음이 김정은에게 손해가 되는 것은 없다. 그러나 김정남은 김정일 시대부터 북한 권력 구조에서 소외됐기 때문에 김정은의 경쟁자가 아니었다. 김정은에게 위협요인이 아니었으므로 북한이 김정남을 암살할 이유가 없다.

현재 시점에서 추정할 수 있는 유일한 동기가 있다면, 김정남이 북한의 적대국으로의 망명을 생각했다는 점이다. 김정남의 망명은 북한 정부에 상당한 정도의 손상과 혼란을 초래했을 것이므로 북한 정부는 김정남을 제거해야 했을 것이다. 아무리 김정은이라도 외국에서 누군가를 암살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과거 북한이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에 실패한 후 겪은 후폭풍을 기억하는가? 해외에서 암살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여러 가지 가정을 고려할 때 이 이유밖에는 없어 보인다. 북한은 김정남이 적대국으로의 망명을 시도하고 있음을 알고 죽인 것이다.

구해우: 일단 암살된 자가 김정남이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김정남이 맞는다면 그가 현 통치체제와 상관이 없으므로 북한 내부 권력투쟁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김정남은 김정은 체제를 위협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장성택과 다르다. 장성택은 체제 내부에 세력이 있었고 중국과 구체적인 연결관계가 있었으며, 친중(中) 움직임도 보였기 때문에 권력투쟁 차원에서 김정은이 숙청을 한 것이다. 그러나 김정남은 그러한 배경이나 능력도 없었다. 김정남은 김정일의 가족 중 한 사람으로서 북한 핵심 지도층 가문에 대한 비밀 정보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많이 알지는 않아도. 그가 과거 서방 언론과 접촉한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김정은은 김정남이 알고 있는 북한 핵심부의 비밀이 누설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을 수 있고, 그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극단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브루스 베넷: 김정은은 그의 체제 내에서 핵심 지도부를 제거해왔다. 아마 그들에게 위협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숙청으로 그의 체제가 강화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가혹한 숙청의 동인은 숙청 대상에 대한 그의 두려움이다. 김정은이 자신의 이복형 암살을 명령했다면 그는 이복형을 분명 두려워하고 있었을 것이다. 김정은은 고위 지도부가 특히 왕조 계승의 합법성에 대한 김정남의 비판적 발언을 믿고 확산시킬 가능성에 대해 두려워했을 수 있다. 상당수의 탈북자들은 김일성이 도입한 사회주의와 주체사상에 따르자면 가장 능력 있는 개인이 북한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그러나 김정은이 가장 능력 있는 개인이 아님은 분명하다. 김정은은 이에 대해 많은 불만을 들었을 것이고 그의 이복형이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극단적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우리는 사실을 알기 힘들다.

정성장: 김정남은 2000년대에 망명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그 이후에도 자신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유지할 돈을 받아 내기 위해서 만약 북한이 생활비를 주지 않으면 망명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므로 김정남이 다시 망명을 시도했거나 아니면 북한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 망명 위협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그의 행동이 북한 지도부의 분노를 일으켜 제거당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트리스턴 웹: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북한에 대한 김정남의 불충한 발언을 응징하기 위해 또는 김정남의 반체제 발언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해 김정남 암살을 명령했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북한뿐만 아니라) 몇몇 국가들은 애석하게도 개인을 (국제법의 명백한 위반임에도) 암살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왔는데, 이에 따라 북한의 적대국이 북한 왕조 구성원인 김정남을 암살해 북한 지도층 내부에 추가적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양산하고자 했을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어느 국가의 정부기관도 연루되지 않은 순전히 개인적 사건이라는 추정도 있다. 부검이 완료되기 전 그리고 북한의 반응이 완전히 드러나기 전까지는 섣불리 암살 동인을 설명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케네스 가우스: 한 가지 가설은 무언가 암살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북한 체제 변혁을 염두에 두고 김정남과 연락을 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정남은 새로운 북한 지도체계에서 중국의 꼭두각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김정은은 중국이 음모를 꾸민다고 의심한 것이다.

두 번째 이론은 체제 내부의 권력 투쟁, 특히 안보 체계와 관련이 있다. 김정남은 국가안전보위부(SSD) 또는 정찰총국(RGB)이 김정은 체제에 충성을 입증하기 위한 희생양일 수 있다.

 

번역: 김서연 기자 seoyeon.kim@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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