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은 북한 화학 무기의 첫 희생자가 아니다

자국민에 화학무기 실험한 북한 지도부 죄 물어야

Joanna Hosaniak, 2017년 03월 07일

지난 2주 동안 우리는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말레이시아 김정남 암살 사건의 전개 과정을 지켜봤다.

최근 말레이시아 경찰은 암살범들이 유엔에 의해 금지된 치명적인 화학 무기인 VX 신경가스를 사용했다고 공표했으며 북한 정권의 개입 여부를 더 조사 중이다.

하지만 김정남만 북한 화학 무기에 희생된 것이 아니다. 북한 주민들이 처음으로 기아에서 도망쳐 자국을 떠나기 시작했던 1990년대부터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처한 섬뜩한 상황에 관한 정보가 알려졌다. 비정부 기구들과 역대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들은 이 증언들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충격적인 증언

우리 기관은 2013년 북한 여성들의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생화학 무기 실험이 가해졌다는 주장과 관련한 정보를 입수했다.

한 전직 평양 보안군 관료는 ’83 병원’을 운영하는 완전히 고립된 섬에 대해 증언했다. 이 시설의 의사들은 장애인들에게 생화학 무기를 실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함경북도 출신 경찰관은 생화학 물질 실험이 행해지는 특별 시설에서 탈출한 두 명으로부터 알게 된 그곳의 참혹한 실상을 증언했다.

그녀는 또한 경찰이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에게 아이를 포기하게 만드는 특별 절차를 실시했다는 다른 증언을 전해줬다. 이런 아이들은 완전히 격리되고 개인 신상은 완전히 삭제된다.

그 당시 우리는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들과 새로 설립된 유엔 북한 인권 조사위원회(COI)에 이 문제를 더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조사위원회는 조사 과정에서 몇 가지 증언을 확보했지만 이 증언들은 보고서를 작성할 당시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증거로 채택될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던 것 같다.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는 게 항상 어려운데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이 증언들의 출처가 직접 목격자가 아닌데, 이는 직접 목격한 사람들은 죽었거나 탈출할 수 없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비정부기구들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화학 무기 사용의 물적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 시리아와 달리 북한 영토에서는 현재 이런 종류의 수사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세부 사항을 파악하고 있는 고위급 탈북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타국 보안 기관들에 속해 있고 대개 민간 사회에 알려져 있지 않다.

 

보호할 의무가 있다

이제 무방비한 주민들에게 가해진다고 알려진 북한 정부가 관여된 생화학 무기 실험을 국제 사회가 조사해야 할 때다. 이는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에서 논의돼야만 한다.

인권 위반은 즉각적으로 국제 사회 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우리 현대사에는 화학 무기를 개발해 그 효과를 무고한 사람들에게 즉각 실험했던 소름 끼치는 사례들이 있다.

1990년대 이후 북한이 이집트, 이란, 시리아에 화학 무기를 팔아넘긴 것을 보여주는 보고서들이 많다.

시리아 알레포는 시리아와 북한이 합작 활동을 벌이는 중심지로 알려졌다. 2007년에는 시리아와 북한 요원들이 알레포에서 화학 탄두를 실험하던 중 사고로 죽었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알레포는 계속해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화학 무기 사용의 근거지로 남아 있다.

북한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화학 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은 국제 형사 재판소(ICC) 회부의 근거가 된다 | 사진=ICC

 

더구나 이러한 공격들은 반인륜적 범죄다. 북한이 국제 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 조인국이 아니기 때문에 오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만이 이 사례로 북한 지도층을 국제 형사재판소에 회부해 범죄 책임을 묻는 법정에 세울 수 있다.

이를 지지하는 시민사회가 민간인 대상 생화학 무기 실험 가능성에 대한 심화 수사를 요청하던 2013년 8월, 유엔 북한 인권 특별 보고관은 “고의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유발하거나 신체나 정신 및 육체적 건강에 중상을 초래하는 비인도적인 행위가 민간인에 대한 조직적이면서 동시에 널리 퍼진 공격의 일부로서 행해지고 있다”며 “국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4년 유엔 북한 인권 조사위원회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반인륜적 범죄를 포함한 많은 범죄를 조사해 기록했다. 이런 짓을 하는 북한 정부가 무방비 상태의 자국민에게 생화학 무기를 실험하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된다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첩보 스릴러 영화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이미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증거가 많은 데도 수십 년 간 한 차례도 처벌받지 않은 한 국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는 자국 주민들에게만 무기를 사용할 뿐 아니라 이를 다른 나라에 팔아 해당국 민간인을 겨냥하게 만들고 있는 특정 국가에 관해 논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북한의 강력한 우방국들은 지금까지 2014년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주최해 온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연간 공식회의를 거부해 왔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가 인권을 논의하는 장이 아닌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곳이라고 주장한다.

김정남의 죽음은 국제 사회에 중대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는 국가들이 테러 공격을 지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엔 안보리는 이러한 국가들을 비호하는 것을 멈추고 북한의 사례를 국제 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

 

번역: 정다민 인턴기자 damin.jung@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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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사진=Wired by –Jeffrey– on 2014-10-27 15: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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