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브랜드 북한서 의류 생산 중인 사진 입수

아웃소싱 준 중국업체가 북한에 재하청 준 듯

Chad O'Carroll, 2017년 02월 06일

국내 한 유명 의류 브랜드가 2015년 북한의 나선 특별 경제구역의 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남북 간 거래를 제한하는 제재를 위반한 사실이 NK PRO 취재에서 드러났다.

2015년 8월 입수한 사진에는 회사명과 온라인 홈페이지 주소가 적힌 박스가 무더기로 노출됐다. 북한 북동지역의 나진 선봉 직물 공장에서 만들어졌음에도 박스에는 ‘제조국: 중국’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이 회사는 자사 이름이 밝혀진다면 NK PRO를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한국 명예훼손 형법은 엄격하다. 피고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회사는 제품이 북한에서 제조되고 있는지 몰랐으며, 사진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이 회사 제품이 포장된 박스가 보인다. 법적인 이유로 이름은 가렸다|사진=NK PRO

 

회사 대변인은 “인도네시아에 우리 회사의 거대한 생산 공장이 있는데, 북한에 생산을 주문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NK PRO에 말하며 익명을 요구했다.

“중국은 가장 비싼 생산 경로고 총 생산량의 약 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며 “제조비가 낮을 대로 낮은” 베트남, 방글라데시 그리고 미얀마에서도 옷을 생산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회사 측에서 생산 현장을 방문한 공급업체 한 곳은 중국에서 제조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다른 두 곳에서는 중국의 어느 교도소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며 한국인의 입출을 금지했다”며 보유하고 있는 모든 중국 공장을 방문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회사 대변인은 “중국 공급업체들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하자, 그들 중 한 곳에서 다른 공급업체에 주문량 일부를 넘겼다고 말했다”며 “공급업체 두 곳 모두 또는 한 곳에서 북한으로 생산을 주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거래처는 나선시에서 약 48km 떨어진 중국의 훈춘시에 위치한 ‘Hanjiang Economic & Trade Co., LTD’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는 6일(월) NK PRO의 반복적인 질문에 답변을 거절했다.

북한의 한 사업 전문가는 훈춘에 있는 회사가 북한에 아웃소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폴 치아(Paul Tjia) GPI컨설턴시 대표는 “북한과 훈춘시의 거리적 인접성과 상호간 인적 네트워크를 고려할 때, 북한에 하청을 주는 것이 매우 그럴듯하다”며 “하지만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 공장에 고용되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공장과 거래하는 한 직물 무역업자는 중국 기업들이 생산량의 약 20% 정도를 아웃소싱한다고 NK PRO에 익명을 조건으로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회사의 주장대로 북한의 제조비가 동남아시아보다 비싸 중국에는 소량만 아웃소싱한다고 인정했다.

 

중국과의 연결관계

중국이 북한과 의뢰인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직물 및 의류의 하청계약을 맺는 것은 흔하게 일어나는 문제다. 미국 기업 ‘랜즈엔드'(Land’s End)와 호주 기업 ‘립컬'(Rip Curl)도 몇 년 전 비슷한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들이 현재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업지구에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합법이었으나,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단독 제재를 발표한 이후 북한의 다른 지역에서 생산하는 것은  불법이 되었다.

2016년 10월 사진에 대해 처음 묻자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가 5.24 조치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남북 교류 및 협력은 일괄 중단된 상태”라고 관례대로 익명을 요구하며 NK PRO에 말했다.

배달 대기중인 박스들.|사진=NK PRO

 

통일부 대변인은 “따라서 한국 기업이 북한 제품을 수입하는 것은 불법이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 기업들이 종종 의뢰인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를 시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중국 거래처에서 북한으로 아웃소싱하는 것을 모르고 제품을 구매했다면, 해당 행위는 대외무역법에 따라 원산지 위반으로 규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무법인 선의 김 홍 변호사는 중국 거래처가 북한에 하청계약을 맺는지 여부를 몰랐다 해도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5·24조치의 경우 단순한 법령 또는 정책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판단이 작용되는 문제”라며 “한국 정부가  5·24조치에 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않는 이상, 통일부가 독자적으로 특정 사안이나 특정 기업에 대해  5·24조치의 적용 예외를 인정해주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처 정보

NK PRO는 북한 공장에서 촬영된 사진에서 보이는 동일한 물품을 국내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었고, 구매 당시 북한에서 제조됐다는 사실을 판매처로부터 안내받았다.

해당 회사 의류가 발견된 북한 공장 모습.|사진=NK PRO

 

국내 다른 판매처들과 통화한 결과, 이들은 생산품 일부가 북한에서 제조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해당 회사는 자사품이 북한에서 제조된 사실을 부인했다.

일관적이지 않은 진술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자, 회사는 판매처들이 진술한 내용은 과거 동일한 상품 유형이 부지불식간에 북한공장으로 아웃소싱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회사 대변인은 “2000년대 후반 중국으로 아웃소싱된 제품들의 질과 포장 등이 형편 없어 판매하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회사 대표가 추후에 중국 판매처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소송 과정에서 대표는 제품들이 신의주(북한 북서지역)에서 제조된 사실을 알아냈고, 모든 판매처에 약속된 날짜까지 상품을 배송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며 “그때 판매처들이 우리 의류 제품 중 일부가 북한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우측에 선명하게 보이는 이 회사 제품들.|사진=NK PRO

 

회사 대변인은 “매장 직원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보를 알게 된다…때문에 그들은 제품들이 아직까지 북한에서 제조되는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 대표가 북한과의 외교 관계에 대해 완전히 알지는 못했지만, 당시 그는 제품 질 문제로 북한에 하청계약을 한 판매처와 즉시 계약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D.C.에 있는 한 북한 인권 전문가는 “법적·도덕적 책임을 피하는 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그러나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중국 거래처에서 노동 기준을 준수하는지 감시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Greg Scarlatoiu) 사무총장은 “문제는 북한에 재하청하는 중국 기업들의 행위를 진단하고 판정할 한국법이 있더라도, 북한에서는 실질적 시행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불법 판매되던 밀수된 북한 제품들을 엄중히 단속했다. 연합뉴스는 해당 상품들을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것으로 속인” 것으로 묘사했다.

당시 통일부는 2016년 3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북한산 제품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회사 대변인은 NK PRO가 입수한 사진에 대해 “이 문제를 일깨워주어 감사하다”며 “이 문제에 관해 모든 중국 판매처를 심층 조사하겠다. 회사로서 잠재적 위협에 대해 아는 것은 필수적이고, 위험을 기회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취재 보조: JH Ahn 안재혁 기자 jhahn@nknews.org

 

번역: 김서연 기자 seoyeon.kim@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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