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제 시간이 자기들 편이라고 확신”랠프 코사

"미국은 북한 위협에 실패"

Chad O'Carroll, 2017년 08월 25일

많은 북한 전문가들처럼 랠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새로운 구호들이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회의적으로 보고 있었다.

미국의 지난 정권에서 ‘전략적 인내와 최대 압박’으로 명명된 정책은 이제 ‘평화적 압박’ 과 ‘전략적 책임’으로 바뀌었다. 코사 소장은 이 전략의 기저는 큰 틀에서 오바마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하면서 그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여 변화시키고자 하면서도 동시에 평화적인 방식일 것이라고 북한을 안심시킨다면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대로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코사 소장은  그 대신 북한이 진짜 비핵화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북한 체제 자체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 지도층에 직접 강조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이 레드라인(한계선)에 관한 구체적인 대응방침이 결여된 모호한  발언이나 관계 경색으로 귀결되고 마는 부족하고 때늦은 대화의 추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코사 소장은 서울에서 NK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랠프 코사 CSIS 이사 겸 태평양포럼 소장이 2017년 8월 서울에서 NK뉴스와 만났다. |사진= NK News


NK 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지 8개월이 넘었다. 미국 대북정책에 어떤 점수를 주겠는가?

랠프 코사: 여러가지 면에서 트럼프의 대북정책은 오바마 대통령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략적 인내’ 대신 ‘평화적 압박’이라고 새롭게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전략적 인내의 목표가 북한에 압력을 가해 나쁜 방식을 바꾸게 하는 것이라면 평화적 압박도 마찬가지다.

모든 대북 전략은 북한이 비핵화 하지 않을 경우 치러야 할 댓가가 핵 보유의 이익보다 크게 만들어서 북한 정권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오바마 정부 때보다 낫다고 볼 이유가 없다.

넓게 보면 무역과 경제를 제외하고 안보 문제에 관해서라면 오바마 정부와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일관되어 있다. 다만 트럼프가 더 요란할 뿐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트윗과 위협에는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다.

NK 뉴스: 과거에 북한 사람들과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북한 사람들이 트럼프의 트윗이나 발언을 읽을 것이라고 보는가? 

랠프 코사: 내가 볼 때 북한은 이런 소란을 무엇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다. 북한을 겁주는 것이 목표라면 실패했다. 북한 외의 다른 모든 이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북한은 거만해질 정도로 자신감에 차 있고 시간이 자신들의 편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결국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기본 요구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즉, 트럼프의 발언이 북한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NK 뉴스:  북미 간 비밀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랠프 코사: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비밀이 아니다. 분명히 ‘뉴욕채널(유엔 주재 북한 외교관과 미국 사이의 대화 통로)’이 재가동되고 있다. 조셉 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에어포스원(미 대통령전용기)을 타고 평양에 나타나 “놀랐지요? 제가 왔습니다”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그러한 물꼬를 트는 대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대화와 관련해서는 과연 적절한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가,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 2012년 2월29일 이루어졌던 윤일합의(Leap Day Agreement)의 경우 북한이 은하3호를 발사하면서 하루 반만에 깨졌다. 대화가 진행될 때에는 내가 볼 때 선의로 협상에 임하는 북한 외무성 사람들과 했다. 그러나 군부와 국가보위부 인사들은 또다른 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와 당시 협상하던 북한측 인사들이 그러한 일이 벌어질지 알고나 있었을지 의문이다. 그들은 협상장에 나가라니까 나와서 합의를 성사시킨 것이다.

그러니 최고위층 인사와 접촉하지 않으면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더 낮은 수준에서 북미 간 접촉이 있을 수 있고 유용한 면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의미있는 일인지도 의심스럽다. 어느 시점에서는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게 해야 할 수도 있다.

“북한은 거만해질 정도로 자신감에 차 있다” |사진=노동신문

 

NK 뉴스: 요즘 포용정책 지지자들 대부분은 가장 현실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결과가 핵과 미사일 동결이라고 한다. 현 상황에서 그 정도면 정말 충분한 것인가?

랠프 코사: 뭘 동결하나?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동결에 대해 얘기들 하는데 무엇을 동결할 것인지, 동결되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들이 없다. 시험발사를 동결하는 얘기라면 쉽다.

현재의 순환고리를 끊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최근 예측한 적이 있다. 먼저 결론을 내고 나서 다시 앞으로 돌아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레드라인이라고 했지만 전혀 신뢰할 수 없다. 비슷하게 오래된 얘기들 중에 ‘게임체인저(판도를 바꿀 승부수)’라는 말이 있다.

게임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게임체인저라고 말해왔다. 문 대통령은 레드라인이라고 했지만 레드라인을 넘었을 때의 결과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정말 진정성 있는 얘기라면 결과를 강조했어야 한다. 결과는 명확하고 신뢰할 만하고 간명하며 잘 조율되어 있어야 한다. 꼭 군사행동일 필요는 없지만 레드라인 언급의 문제점은 레드라인을 침범했을 때 다음 단계는 무기를 드는 것이라고 모든 이들이 예상한다는 점이다. 군사행동은 마지막 수단이다. 군사행동이 레드라인에 대응하는 위협이라면 폭탄 투하를 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레드라인은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을 공격하든지 어디론가 핵을 발사하는 것 뿐이다.

그 외에는 어떤 행위를 억지하려면 사전에 ‘이런 것이 귀결’이라고 알려주어야 한다.

이런 모든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말해주겠다.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 일정이 있다.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크게 두 가지인데 스스로 역량을 자신하는 것과 외부에 그들의 역량을 과시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ICBM 실험을 몇 번 더 해야 하고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한 번은 바다를 향해 장거리미사일 실험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사일 실험이 완료된 후 어느 시점에서는 추가 핵실험도 할 것이다. 그러면 세계가 핵실험에 격분하고 북한은 다시 협상에 나와 무기실험 동결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더 이상 무기실험을 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실험 동결만 협상할 것이고 무기개발 자체를 안건에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원하는 것을 얻고 나서 “우리가 이제 더이상 계획하고 있지도 않은 무기실험을 하지 않는 대가로 얼마를 내놓을 것인가”라고  물을 것이다. 북한은 이제까지는 ‘군사훈련 등을 중단하라”고 말해 왔다. 그 때 가서는 “제재, 적어도 경제적 원조에 대한 제재를 풀어달라”고 할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재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은 그 두가지를 연속적으로 이루려고 한다. 먼저 미국을 타격할 수 있을 수준까지 핵 역량을 올린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비핵화를 향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는 없다. 북한은 이후 병진정책의 또다른 축인 경제발전을 위해 핵 실험만을 중단할 것이다.

문 대통령의 대북 ‘레드라인’ 발언은 진정성이 없다. | 사진=청와대

 

NK 뉴스: 이제는 모두들 북한이 비핵화 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모든 압박과 제재 상의 전략은 도대체 무엇인가?

랠프 코사:  전략은 더 좋은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으니 압박을 지속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바라는 것이다. 중국이 더 적극적이면 북한이 비핵화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할 수 있겠다는 것인데 그러한 생각 속에는 너무나 많은 가정이 들어 있다.

NK 뉴스: 압박으로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할까?

랠프 코사: 그렇게 생각하는 중국인들이 분명 있고 나는 그들로부터 항상 그렇게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면 북한이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북한은 합리적인 행위자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북한이 스스로의 행위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뭔지 물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효과가 좋았기 때문일 것이다.

비합리적 행위라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핵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치러야 할 댓가가 이익을 능가한다는 점, 핵을 포기하는 이익이 그 댓가보다 크다는 점을 북한이 알게 해야 한다. 그러면 해법은 간단한다.

어떻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나? ‘화염과 분노’ 같은 위협으로는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없다. 북한은 그런 말을 믿지 않으며 북한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든지 정권 붕괴라는 위험을 감수하든지 양자택일 하라고 해야만 유리한 상황이 된다.

그러나 현 상황은 문제가 있다. 평화로운 압력 정책이라고 하는데 평화 부분을 강조하니 우리가 정권 교체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을 안심시켜주는 꼴이다. 우리가 북한에 원하는 바를 이행하게 겁을 주면서 정권을 뒤엎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한다면 북한은 우리가 원하는 바를 행할 필요가 없다.

지금 미국은 화살통에 단 두 개의 화살을 가지고 북한을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하나는 경제이고 또 하나는 군사다.

군사행동은 효과가 없다. 최후의 수단이며 지금은 분명 군사행동을 할 시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제재의 경우 북한이 제재를 우회하는 방법을 많이 찾아냈으며 우리가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고 중국은 북한 경제를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갈 뜻이 없으므로 역시 효과가 없다.

정권을 위협할 다른 방법들도 있다. “정권 교체를 위해 이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우리의 목표는 너희가 무너지거나 졌다고 말할 때까지 정권을 흔드는 것이다”라고 해야 한다. 선전방송을 통해서나 망명정부를 승인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다.

김정은을 북한 지도부나 군부 또는 양자와 모두 떼어놓을 방법은 정말 많다. 김정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분명 상당히 편집증적이다. 위협을 느껴 숙부나 이복형을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 편집증 환자 앞에서 연기를 하면서 협조하지 않으면 정권에 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 북한에 폭격을 한다거나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런 일이 모두 이 손에 달려 있다고 해야 한다.

코사 소장은 김정남 사망을 김정은이 지닌 공포감의 증거라고 보았다.

 

NK 뉴스: 북한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보면 어떠한가? 북한을 (핵 보유국인) 인도나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달리 취급해야 할 이유가 있나? 미국이 북한에 적대적 전략을 취해야만 할 이유가 있나?

랠프 코사: 북한이 그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파키스탄, 인도는 미국과 영토분쟁을 겪지도 않았고, 핵확산에 나선 과거나 최고입찰자에게 무기 등를 팔거나 미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한 적도 없다.

인도, 파키스탄은 서로를 위협했을지언정 미국을 위협하지는 않았다.

북한은 “왜 우리를 파키스탄처럼 취급하지 않나”라고 물은 적이 있다. 이제 북한은 그러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이제는 “왜 우리를 소련과 같이 취급하지 않나”하고 묻는다. 북한이 지향하는 바가 그것이다. 북한은 스스로를 강대국으로 여긴다. 북한은 자체 선전물에 스스로 세뇌되었다. 그래서 북한의 주의를 끌려면 공격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NK 뉴스: 현 상황에 대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랠프 코사: 우리는 전환점에 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모든 것이 전환점이긴 하다. 핵 문제에 대해서는 시간은 우리편이 아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모두 쓸데없이 신뢰성을 담보잡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든지 “화염과 분노” 등의 발언을, 문 대통령은 “레드라인” 등의 발언을 했다.

미국과 한국이 입을 맞추거나 일본이 가세한다면 상황은 나을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도 동참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가능성이 낮다.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신뢰성만 걸려 있으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보다 더 나쁜 것은 행동은 없이 말만 하는 것인데 현재 상황이 그렇게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 우리의 목표에 어떻게 이바지할지 가끔은 전략가라고 자처하는 내 능력으로도 이해가 어렵다.

 

번역:이희영 hee-young.lee@nknews.org

 

영어 원본 링크 (영어 원본 편집: Oliver H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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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국 에어포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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